# 비가 온 흐린 날씨에도 불구하고 12일 서울 시청광장에서 열린 ‘2013 중장년 일자리 대박람회’에는 많은 중장년층 구직자들이 박람회 부스를 돌아다니고 있었다. 박람회 팸플릿과 펜을 든 구직자들은 채용게시판을 보며 채용 정보를 꼼꼼히 기록했다. 하지만 채용 정보에 임금이나 근무 조건을 보고 발길을 옮기는 구직자도 여럿 있었다. 각 기업 채용 부스에선 중장년층 구직자들과 면접관이 상담도 진행하고 있었지만 오히려 건강검진관이나 이력서사진관이 더 분주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이곳을 찾은 한 구직자는 “너무 기대를 한 것도 있지만, 괜히 나이를 먹고 설 자리가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 채용상담을 진행하는 박람회 부스에서는 두 눈을 부릅뜬 취업준비생이 이력서를 들고 인사담담자와 활발히 얘기를 나누고 있었다. 하지만 한가한 부스도 다수 눈에 띄었다. 11~12일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2013 녹색기업과 함께하는 청년취업박람회’는 메인 행사인 에너지전과 함께 열려 한쪽 구석에서 시행됐다. 대체로 한가한 기업부스의 한 상담원은 “하루종일 지원자 1명만을 받았다. 아무래도 채용 부문이 전문직이다 보니 직무에 적합한 지원자가 많지 않아서 그런 것 같다”고 말했다.
장애인·청년·중장년층 등 다양한 계층의 구직자 수요를 반영한 일자리 박람회의 개최가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박람회 증가에 반비례해 구직자들의 만족도는 낮아지고 있다.
최근 개최한 ‘2013 중장년 일자리 대박람회’와 ‘2013 녹색기업과 함께하는 청년취업박람회’를 비롯해 상반기에만 벌써 수십건이 시행됐다. 여기에 지방자치단체별 채용 박람회까지 더하면 훨씬 많아진다.
그러나 늘어난 박람회는 수요자들을 만족시키지 못하고 있다. 사전에 충분한 홍보가 부족해 박람회의 이해가 낮은 사람들이 대다수였고 실제로 원하는 일자리는 박람회에서 찾기 어렵다는 것이다.
중장년 일자리 대박람회를 찾은 박모 씨(50대·여)는 “이런 박람회가 많이 생기는 것은 좋다”면서도 “하지만 중장년층 여성이 갈 기업이 별로 없다. 채용정보가 베이비시터나 식당보조 등 뿐이라 왠지 나이를 들어 일자리를 구한다는 것이 서럽다”고 토로했다. 대기업에 다니다 실직한 김모 씨(60대·남)도 “요즘 들어 일자리박람회를 많이 다니는데 사실 일자리박람회 수준은 대동소이하다”며 “일자리박람회의 문제점은 구직자와 채용 기업들간의 기대하는 바가 다르다는 것이다. 또 나같이 60살 먹은 장년층의 일자리는 너무 없다. 채용 기업도 보험이나 용역서비스 업체고 임금도 형편없다”고 말했다.
한 청년 취업준비생(20대·여)은 “기대했던 것보다 정보가 많지는 않았다”며 “주요 행사인 산업기술 그린에너지전 따로, 취업 박람회 따로 시행하는 것 같다. 적극적인 홍보와 철저한 준비가 필요한 것 같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