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컬처]뮤지컬 '헤어스프레이', 통큰 소녀의 유쾌·상쾌·통쾌한 반란

입력 2012-06-15 1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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댄싱퀸 꿈꾸는 소녀의 성장일기…귀에 익은 댄스곡에 어깨 '들썩'

“세상은 왜! 뚱뚱한 남자를 싫어하는가?” 개그맨 김준현(KBS ‘개그콘서트’)의 단말마에서 엿볼 수 있듯 뚱보들의 자리가 점점 줄어들고 있다. 이른바 스키니(skinny·깡마른) 몸매가 대세다. 특히 여성들은 44, 55 등 숫자놀음에 뒤처지지 않기 위해 굶기를 밥먹듯하기 일쑤다. 이같은 ‘젓가락’들을 향해 도전장을 내민 뚱보 소녀가 관객들을 찾아왔다. 꿈많은 10대 소녀 트레이시의 성장일기, 뮤지컬 ‘헤어스프레이’다.

◇폭소에 숨긴 무게

‘헤어스프레이’는 1962년 미국 동부도시 볼티모어를 배경으로 한다. ‘헤비급’이라 할만큼 넘치는 볼륨감을 자랑하는 몸매의 소유자 트레이시는 댄싱퀸을 꿈꾸는 소녀다. 스토리라인은 단순하다. 뚱보 트레이시가 자신감을 무기로 편견을 넘어서 댄싱퀸의 자리에 오르고 사랑도 얻는 건강한 이야기다. 라이센스 뮤지컬이니만큼 객석의 스토리 라인 이해도가 높은 편이다.

유쾌함의 대명사로 알려진 ‘헤어스프레이’는 알고 보면 꽤 무서운 공연이다. 1960년대 미국, 유색인종에 대한 차별의 정도가 현재와는 비할 수 없던 시절이다. 연중 364일은 백인의 날, 흑인들이 힘을 합쳐 쟁취해 낸 그들의 자유시간은 ‘흑인의 날’ 단 하루뿐이다. 트레이시가 반기를 내민 외모에 대한 편견은 단순히 자신의 몸매에 국한되지 않는다. 피부색이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문제아 취급을 받는 흑인 친구 씨위드와 손을 잡고 편견에 맞선다.

폭소에 숨긴 무게추는 바로 여기에 있다. 1960년대 흑인문화는 ‘반사회적’이고 ‘저급’하다며 저평가 받기 일쑤다. 트레이시는 흑인 친구들을 통해 그들만의 문화의 매력, 사회의 불평등함 등을 배우고 이를 통해 계몽을 시도한다. 물론, 국내 팬들에게 미국내 유색인종 문제는 남의 나라이야기다. 국내로 옮겨온 ‘헤어스프레이’는 ‘뮤지컬계의 여걸’ 정영주(모터마우스 역)를 앞세워 유색인종 문제가 아닌 10대들을 위한 조언으로 새 옷을 입혔다. “넌 한 번 시도했고, 한 번 실패했을 뿐이야” 등 모터마우스의 촌철살인 조언이 객석에 기분좋은 충격을 안긴다.

◇리듬에 몸을 맡겨

2007년 초연, 2009년 공연된 ‘헤어스프레이’는 유쾌함과 경쾌함을 넘어선 코믹극으로 호평을 받았다. 올해 초 충무아트홀로 돌아온 ‘헤어스프레이’는 특유의 유쾌함 만은 여전했다. 특히 ‘종소리 들려(I Can Hear The Bells)’ 등 넘버의 매력은 여타 라이센스 뮤지컬 중 다섯손가락 안에 든다. 1960년대 미국에서 출발해 국내에서도 댄스바람을 불러일으켰던 장르의 음악들이 귓가를 자극한다.

로큰롤부터 부기우기, 리듬앤블루스, 트위스트 등 흥겨운 리듬이 객석을 들썩이게 한다. 러닝타임 150분(휴식시간 20분 포함)간 박수로 리듬을 맞추며 끓어오르는 본인의 리듬본능에 놀라움을 느끼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는 모두 ‘헤어스프레이’ 무대 위에서 신나게 노는 배우들의 탓이다. 엉덩이가 들썩들썩, 몸이 근질근질 거리는 150분을 ‘버텨내고’나면 객석을 위한 시간을 마련해 속죄(?)에 나선다.

무대 위 배우들의 댄스타임 제의를 놓치지 말 것을 당부한다. 몸치여도 문제없다. 공연 중 딴청을 피우지 않았다면 배우들의 댄스강습 타임을 통해 (잠시 동안은) ‘댄싱머신’이 될 수 있다. 60년대 미국을 풍미했던 댄스를 총망라한 ‘헤어스프레이’ 전매특허 ‘모두 잠든 후에 사랑할 거야’ 댄스의 매력은 기대 이상이다.

뮤지컬 ‘헤어스프레이’는 오는 8월 5일까지 서울 충무아트홀에서 공연한다. 2만~9만. 문의 2230-6601

◇뮤지컬 ‘헤어스프레이’는 = 1962년, 미국의 동부도시 볼티모어. 슈퍼 헤비급 몸매를 자랑하는 10대 소녀 트레이시의 꿈은 TV댄스 프로그램 ‘코니 콜린스 쇼’에 출연해 최고의 댄싱퀸 ‘미스 헤어스프레이’가 되는 것이다. 드디어 ‘코니 콜린스 쇼’의 공개오디션이 열린 날. 트레이시는 쭉쭉빵빵 S라인 미녀들과의 경쟁에서 결코 주눅들지 않는 당당함을 무기로 10대들의 유명인사가 된다.

샤방샤방 꽃미남 링크를 사이에 두고 ‘미스 헤어스프레이’ 강력한 우승후보 엠버의 시기와 질투는 하늘 높이 치솟는데...과연 천방지축 용감한 트레이시는 꽃미녀들의 틈바구니 속에서 ‘미스 헤어스프레이’가 되는 기적을 이룰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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