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관영 방송 CCTV가 중국 최대 인터넷 검색업체 바이두를 연일 공격해 정보기술(IT) 업계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17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셰원 전 야후 차이나 대표는 “CCTV의 자체 검색사이트 출시와 바이두 공격이 동시에 일어난 것이 우연일까 의문”이라고 말했다.
나아가 관영 방송인 CCTV가 IT업계 거물에 대한 비판에 나선 것은 정부가 바이두는 물론 시나와 텐센트 등 인터넷 업계 전반에 대한 검열을 강화할 것을 암시하는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고 FT는 전했다.
월러스 청 크레디트스위스 애널리스트는 “바이두는 중국인들의 인터넷 생활에서 필수적인 사이트로 자리잡았다”면서 “CCTV 보도는 인터넷 검색 사업모델에 대한 정부의 조사를 촉발하고 소비자권익 보호 관련 규제를 더욱 강화시킬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소프트웨어 개발자이며 중국 유명 소셜네트워킹서비스(SNS) 시나 웨이보의 유명 네티즌 논객인 윌리엄 룽은 “중국 인터넷 발전 과정 중에 많은 문제가 있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라면서 “그러나 인터넷 산업 이해도가 떨어지고 심지어 적대적인 CCTV 등의 기관들이 이 문제를 다루는 것은 명확히 잘못된 것”이라고 말했다.
CCTV는 앞서 지난 15일 30분짜리 고발 프로그램을 통해 바이두가 무분별하게 돈을 받고 광고를 허락하는 등 인터넷 사기를 방조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또 CCTV는 16일 저녁에 공휴일 축소를 주장했다가 네티즌들의 협박과 모략에 시달리게 된 차이지밍 칭화대 교수를 예로 들면서 바이두가 조회수를 늘리기 위해 개인 사생활을 제대로 보호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차이지밍 교수는 바이두가 운영하는 인기 온라인 커뮤니티 서비스 ‘티에바’에서 자신을 성토하는 게시판을 발견하고 이를 삭제할 것을 요구했으나 회사측이 거절했다는 것이다.
차이지밍 교수는 이로 인해 적대적인 전화와 문자메시지 등에 시달리고 있다고 CCTV는 전했다.
이날 CCTV는 기자를 광고업자로 위장시켜 다른 사람의 신원서류를 위조해 바이두 광고게재에 성공하는 장면을 보도하기도 했다.
바이두 주가는 이번주 CCTV 보도 후 미국 나스닥에서 9% 이상 빠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