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나정 측 “난 피해자…필리핀서 강제로 마약 흡입 당했다”

▲아나운서 겸 모델 김나정. (출처=김나정 인스타그램 캡처)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경찰에 불구속 입건된 아나운서 겸 모델 김나정 측이 필리핀에서 강제로 마약을 흡입 당했다는 입장을 밝혔다.

18일 조선닷컴이 김나정 측 법률대리인 김연기 변호사를 통해 입수한 입장문에 따르면 김나정은 뷰티 제품 홍보와 속옷 브랜드 출시를 목적으로 필리핀을 방문했다가 젊은 사업가 A 씨를 알게 됐다.

김나정 측은 “A씨가 포함된 술자리를 가졌다가 다소 취한 상황에서 알 수 없는 이유로 A 씨에게 손이 묶이고 안대가 씌워졌다”면서 “그 과정에서 A 씨가 강제로 연기를 흡입하게 하고, 이를 피하자 관 같은 것을 이용해 강제로 흡입할 수밖에 없도록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김나정 측은 이러한 정황이 담긴 영상이 김나정의 휴대전화에 남아있다고 주장했다. 이 영상을 토대로 김나정 측은 마약 흡입 당시 김나정 씨가 항거불능 상태에 있었다는 점을 증명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영상이 A 씨 휴대전화가 아닌 김나정의 휴대전화로 촬영된 이유에 대해선 “A씨가 본인 휴대전화로 촬영할 경우 추후 문제가 될 것을 우려해 파일 공유 등의 방법으로 영상을 전송받아 보관하려 한 것으로 보인다”고 추정했다.

이외에도 김나정 측은 A씨가 마약 강제 흡입 전 총을 보여주며 자신은 사람도 쉽게 죽일 수 있다는 취지의 이야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다만 이 부분을 증명할 자료는 없다면서도 “경찰 조사 과정에서 A씨가 여러 범죄를 저질러 수배 중이라 한국에 귀국하기 힘들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덧붙였다.

이 사건이 대중에게 알려진 계기가 된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마약 관련 게시글에 대해선 “김나정은 경찰 등에 긴급한 구조요청을 하기 위해 투약 사실을 자수한 것은 맞다. 하지만 스스로 마약을 투약했다고 인정한 것은 아니다”라고 했다.

마지막으로 김나정 측은 “피해 영상을 포함한 다른 증거들은 아직 수사기관에 제출하지 못한 상황”이라며 “김나정은 피해자 입장으로 이후 수사 절차에서 이를 바로잡고자 한다. 이 외의 다른 추측은 자제해달라”고 강조했다.

앞서 김나정은 12일 자신의 SNS 계정에 필리핀에서 마약 투약한 것을 자수한다며 죽어서 갈 것 같아 비행기를 못 타겠다는 게시글을 올려 논란이 됐다. 김나정은 이후 글을 삭제했지만 한 시민이 국민신문고를 통해 김나정에 대한 마약류관리법 위반 혐의 수사를 의뢰했다.

김나정은 귀국 후 곧바로 마약 투약 관련 조사를 받았고, 간이시약 검사에서 필로폰 양성 반응이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김나정은 프리랜서 아나운서, 기상캐스터 등으로 활동했고, 2019년 미스 맥심 콘테스트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본격적으로 이름을 알렸다. 이후 SBS의 서바이벌 예능 ‘검은 양 게임’, 웨이브 오리지널 예능 ‘사상검증구역: 더 커뮤니티’ 등에 출연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