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소비 확대, 물가 안정 기여하지만…고용에 일부 하방압력"

입력 2024-10-29 12:00 수정 2024-10-29 1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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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DI 현안분석
"2017~2024년 온라인소비 비중 14%→27%…물가 2.4%↓"
"온라인소비 1%p 증가시 1~2분기 후 고용반응 극대화"

온라인 소비 확대가 공급자 측의 비용 절감과 경쟁 촉진을 통해 상품 물가 안정에 기여하는 반면 도소매업 등 일부 업종 고용에는 일정 기간 하방 압력으로 작용한다는 국책연구기관의 진단이 나왔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29일 현안분석 '온라인 소비 확대가 물가와 고용에 미치는 영향'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온라인쇼핑 관련 기술 발전과 코로나19 위기가 맞물려 대폭 확대된 온라인 소비가 상품 물가를 낮추는 방향으로 작용하면서 물가 안정에 기여하는 반면, 오프라인 구매 활동 영향을 크게 받는 도소매업과 숙박·음식점업 고용이 감소했다는 것이 KDI의 설명이다.

온라인쇼핑 상품 거래액은 2017년 당시 전체 소매판매액의 14% 수준이었지만 올해 2분기 기준 27%로 2배 가까이 증가했다. 특히 코로나19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시행된 2020년 온라인 소비 비중이 크게 확대됐는데, 엔데믹 이후에도 기존 추세를 상회하는 등 소비의 온라인 전환이 일시적인 변화에 그치지 않는 모습이다.

KDI의 분석 결과 해당 기간 온라인 소비 비중 1%포인트(p) 상승은 당해연도 상품 물가상승률을 0.07%p 가량 낮추는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기간의 상품군별 물가상승률을 종속변수로, 온라인 소비 비중을 설명변수로 포함한 패널고정효과 모형을 추정한 결과다.

보고서를 작성한 김지연 KDI 경제전망실 전망총괄은 "2017~2024년 온라인 소비 비중이 14%에서 27%로 증가한 점을 감안할 때 소비 형태의 온라인 전환이 같은 기간 상품물가를 2.4% 낮췄음을 시사한다"며 "소비자물가 중 상품 가중치 44.8%를 적용하면 온라인 소비 확대는 해당 기간 물가를 1.1% 낮췄을 것으로 추산된다"고 말했다.

KDI는 온라인 소비 비중이 급격히 증가하는 충격이 발생할 경우 고용에 미치는 단기 파급효과도 분석했다. 온라인 소비 비중은 소매판매액(면세점, 승용차 및 연료소매점 제외) 대비 무점포소매판매액 비중으로, 고용 변수는 온라인 소비와 밀접한 도소매업, 숙박·음식점업, 운수·창고업 등 3개 업종 취업자 수 증감을 사용했다.

분석 결과 온라인 소비 확대 영향은 업종별로 상이하지만 대체로 충격 발생 1~2분기 후 극대화하고 1~2년 후에는 사라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용 반응이 가장 현저하게 나타난 업종은 숙박·음식점업으로, 온라인 소비 비중이 1%p 증가할 때 취업자 수 증가 폭이 2분기 후 최대 2만7000명 축소됐고 상당기간 유의미한 파급효과가 지속됐다. 도소매업도 온라인 소비 충격이 발생한 동 분기에 취업자 수 증가 폭이 최대 2만7000명 축소됐지만 그 영향은 비교적 단기간이었다.

반면 운수·창고업은 온라인 소비 충격이 발생한 동 분기에 취업자 수 증가 폭이 1만7000명 확대되는 등 단기 고용 창출 효과가 나타났다.

업종별로 고용 반응은 다르지만 경제 전반적으로는 온라인 소비 비중에 추세를 상회하는 충격이 발생할 경우 고용 축소 효과가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온라인 소비 비중 1%p 확대 충격이 발생한 해당 분기를 포함해 1년 동안의 평균 고용 반응은 숙박·음식점업(-2만3000명)과 도소매업(-1만9000명)의 감소 폭이 운수·창고업(8000명)의 증가 폭을 크게 상회했다.

김 전망총괄은 "일부 업종 고용 창출에도 불구하고 온라인 소비 확대가 전체 고용에 상당 기간 하방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음은 단기간 내 종사자의 업종 간 이동이 쉽지 않음을 시사한다"고 했다.

전자상거래 기술 발전과 온라인 소비 확대로 인한 경쟁 촉진 결과 발생하는 물가 안정 효과가 관련 산업 독과점화로 저해되지 않도록 시장 여건을 형성해야 하고, 노동시장에 파급되는 업종 간 고용조정에 대응한 경제·사회 정책도 필요하다는 것이 KDI의 지적이다.

김 전망총괄은 "전통적인 도소매업 종사자들의 온라인 판로 확대를 지원하고, 전직 사양산업 종사자들에 대한 재교육을 강화해 원활한 업종 전환을 도울 필요가 있다"며 "특수고용직 등 기존 취업 형태와 성격이 다른 근로자들의 비중이 증가하고 있음을 고려해 보다 실효성 있는 사회안전망 구축 방안을 강구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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