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직 국민만 보고, 민심을 따라서 피하지 않고 문제를 해결하겠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22일 오후 인천 강화풍물시장을 찾아 박용철 강화군수와 당선 감사 인사를 한 뒤 이같이 말했다. 한 대표는 전날(21일) 있었던 윤석열 대통령과의 면담과 관련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사실상 ‘빈손 회동’에 당 안팎에선 ‘윤한 갈등’을 고스란히 드러냈다는 평가가 나왔다.
한 대표는 “드릴 말씀이 없다”며 “저는 국민의힘이라는 우리 당의 이름을 참 좋아한다. 우리는 국민의힘이 되겠다. 국민께 힘이 되겠다”고 말했다. 뒤이어 시장을 빠져나가던 한 대표를 따라 이어지던 취재진의 질문에도 그는 “여러 가지 질문에 대해서는 아까 말씀드린 것으로 갈음하겠다”고 했다.
다만 그는 이날 성사된 여야의정 협의체 출범의 필요성은 재차 강조했다. 한 대표는 “그동안 제가 의료계에 있는 많은 분들과 최근까지도 계속 여러 가지 논의를 해왔다”며 “의료계에서 여야정 협의체에 참여하겠다고 속속 결단해주신 것에 대해 대단히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했다.
그는 “이 문제는 이제 풀어야 하고, 이 출발점을 여야의정이 모두 함께 시작했으면 좋겠다”며 “이제 날씨가 추워지지 않겠나. 이제 더 늦어지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오직 국민의 건강 이거 하나만 보고 가면 된다”며 “그거 하나를 가지고 여야의정 협의체가 출범해서 문제를 풀어야 한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윤 대통령과의 ‘빈손 면담’에 당 안팎에선 현재 권력과 미래 권력이 본격적으로 갈라서기 시작했다는 해석이 나왔다. 그간 당정이 삐걱대는 모습에도 여야의정 협의체 등 국정 현안을 놓고 논의하려는 모습을 보여왔지만, 핵심 쟁점인 김건희 여사 문제에 대해 간극을 좁히지 못하면서 사실상 결별 수순에 돌입했다는 것이다.
특히 면담의 자리 배치 등을 두고 뒷말이 나오면서 ‘결별설’에 힘을 실었다. 한 대표가 윤 대통령과 면담 전 약 20분 동안 밖에 서서 기다렸다는 점, 윤 대통령 맞은 편에 정진석 비서실장과 나란히 앉았다는 점, 한 대표와 만남 뒤 추경호 원내대표 등 친윤(친윤설열)계 인사들과 저녁 약속을 했다는 점 등이 거론되면서 “모욕주기였다”는 말이 나온 것이다. 친한계 인사는 “급식소에 담임 선생님이 학생 둘을 앉혀놓고 훈계하는 모습이었다. 대통령 집무실에도 한 번 못 들어갔다”며 “야당 대표보다 못한 여당 대표였다. 다시는 대화 안 하겠다는 의지 아니냐”고 토로했다.
당분간 여권은 위기감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김건희 여사 공천 개입 의혹의 핵심 인물인 명태균 씨, 강혜경 씨의 폭로전이 남아 있다. 더불어민주당이 다시 발의한 세 번째 김건희 특검법도 막아야 한다. 야권은 “롱패딩을 준비할 것”이라며 사실상 연말까지 장외집회를 예고하며 압박 수위를 높이는 모양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