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명의 날 D-2…韓 “인적 쇄신” 李 “윤석열 심판”

입력 2024-10-14 15:34 수정 2024-10-14 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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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싱가포르 국빈방문 및 한·아세안 정상회의 일정을 마친 윤석열 대통령이 11일 성남 서울공항에 도착해 환영나온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 인사를 나누고 있다.  (뉴시스)
▲필리핀·싱가포르 국빈방문 및 한·아세안 정상회의 일정을 마친 윤석열 대통령이 11일 성남 서울공항에 도착해 환영나온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 인사를 나누고 있다. (뉴시스)

10·16 재보궐 선거가 이틀 앞으로 다가오면서 여야가 총력전에 나섰다. 총선 이후 첫 민심의 심판대에 서는 만큼 결과에 따라 양당 대표에 미칠 정치적 파장은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14일 정치권에 따르면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용산 인적 쇄신론’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은 ‘안보 위기’, ‘정권 심판론’을 핵심 선거 키워드로 내걸고 있다.

한 대표는 최근 김건희 여사를 향한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그는 이날 “(김 여사는) 공적 지위가 있는 사람이 아니다. 그런 분의 라인이 존재하면 안 된다”라며 김 여사 측근 인사들에 대한 인적 쇄신을 요구했다. 이어 “그런 분의 라인이 존재한다고 국민께서 오해하시고 국민이 기정사실로 생각한다는 것 자체가 국정 신뢰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라며 대통령실과 대립각을 세웠다.

한 대표가 이처럼 공세 수위를 높이는 덴 김 여사를 둘러싼 각종 의혹이 재보선 결과와 당정 지지율에 악영향을 끼칠 거란 판단이 깔려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선거에서 패배하더라도 책임의 상당 부분을 대통령실에 지우기 위한 정치적 노림수란 관측도 나온다.

특히 여당의 전통적 강세지역으로 분류된 부산 금정구는 ‘공천개입 의혹’ 등 김 여사를 둘러싼 각종 의혹이 불거지면서 민주당 김경지 후보와 국민의힘 윤일현 후보가 오차범위 내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만약 금정구청장 선거에서 여당이 패배할 경우 당내 친윤(친윤석열)계를 중심으로 비토 여론이 확산할 가능성이 있다.

이르면 다음 주 초 진행될 윤석열 대통령과의 독대 자리에서 김 여사 문제를 꺼내들기 위해 한 대표가 공개 압박을 가하고 있단 시각도 나온다.

앞서 한 대표는 김 여사 문제 등을 논의하기 위해 윤 대통령과의 독대를 요청한 바 있다. 이후로도 김 여사의 공개 활동 자제를 요구하거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과 관련해 검찰에 “국민이 납득할 만한 결과 내놔야 한다”고 촉구했다.

반면 이 대표와 민주당은 연일 ‘전쟁 위기’, ‘계엄 의혹’ 등을 띄우며 2차 정권 심판을 무기로 삼는 모습이다.

앞서 10일 이 대표가 전남 영광 재보선 지원 유세에서 ‘한반도에 전쟁의 기운이 감돌고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데 이어, 민주당은 이날 당 차원의 ‘안보상황점검단’ 구성을 마치고 정부와 군 당국에 대한 집중 공세를 예고했다.

황정아 민주당 대변인은 “북한에서 국경선 부근에 포병부대의 완전 사격 준비 태세까지 지시했다고 한다”라며 “일촉즉발의 위기 상황인데도 우리나라 정부에선 무슨 대책을 갖고 있는지 알 수가 없다”라면서 한반도 안보 위기론을 부각했다.

‘안보 위기’ 등을 연결고리로 최근 이 대표는 재보선 지원 유세 과정에 직·간접적으로 대통령 탄핵을 거론하고 있다. 제1야당 대표의 재판 결과를 주목하는 여론의 관심을 희석시키는 의도란 분석이 나온다. 다음 달 이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및 위증교사 사건의 1심 선고가 예정돼 있다.

관련해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은 “오늘날 탄핵은 공포 마케팅이 아니다. 탄핵을 통한 조기대선으로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를 덮어 버리겠다는 것”이라며 “대통령실을 향한 민주당의 집요한 공격은 약한 고리를 공략하겠다는 전술”이라고 분석했다.

만약 민주당 텃밭인 전남 영광을 다른 야당에 내어주고, 1심 선고에서 무거운 형량을 받게 된다면 이 대표에 대한 여론은 언제든 뒤집힐 수 있는 상황이다. 전남 영광은 현재 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 진보당이 오차범위 내 접전을 벌이고 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12일 오후 6시까지 진행된 사전투표에서 영광군수 사전투표율은 43.06%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전남 곡성군수 41.44%, 인천 강화군수 27.9%, 부산 금정구청장 20.63%, 서울시교육감 8.28%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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