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핵교리 개정 공식화...“러 위협세력 지원은 공격자로 간주”

입력 2024-09-26 0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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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 “핵보유국 지원받으면 재래식 무기 공격도 핵 대응 대상”
서방 장거리 미사일 사용 승인 가능성에 경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5일(현지시간) 모스크바 크렘린궁에서 핵 억지력 관련 국가안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러시아의 핵무기 사용 조건에 대해 몇 가지 사항을 추가한다고 밝히면서 핵 교리 개정을 공식화했다. 모스크바(러시아)/EPA연합뉴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5일(현지시간) 모스크바 크렘린궁에서 핵 억지력 관련 국가안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러시아의 핵무기 사용 조건에 대해 몇 가지 사항을 추가한다고 밝히면서 핵 교리 개정을 공식화했다. 모스크바(러시아)/EPA연합뉴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핵 사용 원칙을 담은 핵 교리 개정을 공식 선언했다. 미국과 영국 등 서방국이 우크라이나의 장거리 무기 사용을 승인할 경우 핵무기로 대응할 수 있다는 경고 메시지라는 분석이 나온다.

25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이날 국가안보회의에서 “현재 군사·정치 상황이 급변하는 상황을 우리는 목격하고 있다”며 “핵 억제 분야 정책은 현실에 맞게 조정돼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비(非)핵보유국이 핵보유국의 참여 또는 지원을 받아 러시아를 공격하는 경우 러시아 연방에 대한 두 국가의 공동 공격으로 간주할 것”이라면서 “비핵보유국이 재래식 무기를 쓰더라도 핵보유국의 지원을 받은 공격이라면 이 국가들을 모두 공격자로 여기겠다”고 말했다.

러시아의 핵 교리는 적의 핵 공격이나 국가 존립을 위협하는 재래식 무기 공격을 받을 때 핵무기를 사용할 수 있도록 규정한다.

이미 러시아는 서방국들이 우크라이나에 무기 지원을 하는 것을 두고 자국 안보에 심각한 위협이 되고 있다면서, 이에 대응하기 위해 핵 교리를 개정할 수 있다며 여러 차례 주장한 바 있다.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가 직면한 군사적 위협에 맞게 핵 교리도 변화해야 한다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그는 “러시아가 핵무기를 사용하기로 전환하는 조건도 확실히 고정돼 있다”면서 “전투기와 순항 미사일, 드론 등을 활용해 공중 및 우주에서 러시아 국경 안으로 대규모 공격을 개시한다는 점이 신뢰할 만한 정보로 감지되면 핵무기 사용이 고려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변경할 교리에는 러시아와 벨라루스에 대한 공격이 발생하면 핵무기 사용 권리를 가진다는 뜻도 담긴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는 8월 러시아 서부 쿠르스크 공습한 이후 영국과 미국을 비롯한 서방국에 장거리 미사일로 러시아 본토를 공격할 수 있도록 무기 사용 제한을 완화해달라고 거듭 요청하고 있다. 현재 서방국들은 우크라이나의 요청을 검토 중이고, 이에 푸틴 대통령은 서방 무기가 자국을 타격할 땐 핵전쟁이 일어날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러시아는 미국과 함께 세계 최대 핵보유국으로 통한다. 로이터에 따르면 러시아와 미국은 전 세계 핵탄두의 88%를 보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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