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육계 개혁' 전방위로 확산…문체부, 이번엔 대한체육회 정조준

입력 2024-09-11 1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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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프 징계'ㆍ'셀프 심의' 난무하는 체육계
문체부 "대한체육회 운영 불공정성 시정"

▲이정우 문화체육관광부 체육국장이 10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대한배드민턴협회 조사 관련 중간발표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정우 문화체육관광부 체육국장이 10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대한배드민턴협회 조사 관련 중간발표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화체육관광부는 대한체육회 산하 체육단체 임원의 이른바 '셀프 징계' 절차 개선을 권고한 데 이어 스포츠공정위원회 임원의 '셀프 임기 연장' 절차도 비상식적이라며 비판했다. 문체부는 대한배드민턴협회에 대한 중간 조사 결과 발표 이후 체육계 부조리 전반에 대한 개혁 시동을 걸고 있다.

11일 문체부는 "체육단체 임원의 비위 징계를 해당 단체에서 하는 것은 공정하지 않다"라며 대한체육회가 국민권익위원회의 임원 징계관할권 상향 권고를 이행하라고 촉구했다.

앞서 올해 2월 국민권익위원회는 대한체육회에 '체육단체 임원의 징계관할권 상향'을 권고했다. 대한체육회가 회원단체 임원의 징계를 직접 담당하라는 것이다. 체육단체 임원의 징계를 해당 단체에서 심의하는 것이 공정하지 않다는 취지다.

하지만 대한체육회는 징계관할권이 각 단체의 고유 권한이란 이유로 수용 곤란 입장을 밝혔다. 이에 문체부는 이날 국민권익위원회의 제도개선 권고 이행을 재차 요구했다.

문체부에 따르면, 현재 대한체육회는 회원단체에 대해 광범위한 지도ㆍ감독권을 행사하고 있다. 다만 회원단체 임원의 징계관할권에 대해서만 자율성에 맡기고 있다.

문체부 관계자는 "2020년 8월 스포츠윤리센터가 출범한 이래 올해 4월까지 징계를 요청했음에도 불구하고 미이행한 116건 중 징계대상이 체육단체 임원인 경우가 38건에 달한다"라며 "일부 단체의 경우 징계혐의자가 해당 단체 법제상벌위원장을 겸임해 징계 처리를 하지 않는 비정상적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대한체육회장이 임명한 위원이 회장 임기 연장 심의?

아울러 문체부는 대한체육회장이 임명한 스포츠공정위원회 위원에게 회장 본인의 임기 연장 심의를 받는 절차 역시 비상식적이라고 비판했다.

현재 대한체육회 임원의 임기는 1회에 한해 연임할 수 있다. 다만 스포츠공정위원회의 심의를 받아 임기 연장이 허용된다. 현 스포츠공정위원회의 구성은 지난해 2월 정기대의원 총회에서 대한체육회장이 위원 선임 권한을 위임받았다.

문체부 관계자는 "대한체육회장이 임기 연장을 위해 스포츠공정위원회에 심의를 신청하는 경우 본인이 임명한 위원에게 본인의 연임 제한 허용 심의를 맡기는 일이 발생하게 된다"라며 "현재 상태로 절차가 진행되는 것은 심사의 일반법 원칙인 제척ㆍ기피ㆍ회피에도 위반된다고 판단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또한, 스포츠공정위원회의 임기 연장 심의 기준도 정관에 위반된다. 대한체육회 정관 제29조 제1항에 따르면, 임원의 재정 기여ㆍ주요 국제대회 성적ㆍ단체 평가 등 지표를 계량화해 평가한 결과 그 기여가 명확한 경우에 한해 연임 제한의 예외를 인정한다. 하지만 실제 심사기준은 정관과 맞지 않는다는 게 문체부의 설명이다.

문체부 관계자는 "정관이 정량지표를 규정하고 있는데, 정성평가의 비중이 50%에 달한다"며 "심사 지표의 약 70%가 정관과 무관하거나 관련성이 매우 낮다"라고 지적했다.

문체부는 대한체육회에 이달 말까지 권고의 이행 여부를 제출하도록 요청했고, 수용 여부에 따른 후속 조치를 검토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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