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구글, EU 과징금 부과 불복 소송서 나란히 패소...“조세 정의 승리”

입력 2024-09-11 0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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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이자 포함 143억 유로 과징금 물게 돼
구글은 24억 유로
양사 모두 “ECJ 판결 실망스럽다”

▲마르그레테 베스타게르 유럽연합(EU) 경쟁담당 집행위원이 10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EU 최고법원인 유럽사법재판소(ECJ)의 판결 이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브뤼셀(벨기에)/로이터연합뉴스
▲마르그레테 베스타게르 유럽연합(EU) 경쟁담당 집행위원이 10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EU 최고법원인 유럽사법재판소(ECJ)의 판결 이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브뤼셀(벨기에)/로이터연합뉴스

애플과 구글이 유럽연합(EU)에서 부과한 과징금에 불복해 낸 소송에서 나란히 패소했다. 이로써 두 회사는 천문학적 과징금을 내야 할 처지에 놓이게 됐다.

10일(현지시간) CNN 등에 따르면 EU 최고법원인 유럽사법재판소(ECJ)는 이날 애플이 아일랜드 정부로부터 불법적 법인세 혜택을 받았다는 EU 집행위원회의 판단을 인정했다. 구글에 대해서도 자사의 비교 쇼핑 서비스를 우선 표시·배치해 반독점을 위반했다고 주장한 EU 측 편을 들었다.

이로써 애플이 법인세 혜택으로 아일랜드에 되돌려줘야 할 세금은 이자를 포함해 143억 유로(약 21조1900억 원), 구글이 내야 할 과징금은 24억2000만 유로에 달한다. 특히, 애플이 내야 할 세금은 지난 2분기(4∼6월) 애플 순이익 214억5000만 달러의 약 4분의 3에 달한다.

앞서 EU 집행위는 2014년 역내 애플 본사가 있는 아일랜드에서 애플이 특혜를 받아 세금을 덜 내고 있다며 조사에 착수했다. 이어 2016년 아일랜드 당국에 최대 130억 유로의 체납세금을 징수하라고 명령하면서 애플이 20년 동안 아일랜드로부터 불법적인 세금 혜택을 받았다고 지적했다.

애플과 아일랜드는 2019년 EC의 결정에 항소했다. 2020년 EU 일반법원은 “아일랜드 정부가 애플에 세금 혜택을 제공했다는 것이 입증되지 못했다”며 애플의 손을 들어줬다. 그러나 ECJ가 다시 판결을 뒤집으면서 8년 만에 EU 집행위의 승리로 끝나게 됐다.

같은 날 구글도 EU 집행위를 상대로 낸 과징금 불복 소송에서 졌다.

EU 집행위는 2017년 구글 쇼핑이 경쟁 비교쇼핑몰보다 자사 비교쇼핑몰을 우대하는 방식을 써 반독점법을 위반했다고 판단해 당시 단독 기업에는 역대 최고액인 24억 유로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이후 구글은 2021년 과징금 불복 소송에서 패소했지만, 구글이 항소를 거듭하면서 사건은 ECJ까지 넘어가게 됐다. 이날 ECJ 판단에 따라 판결이 확정되면서 구글은 막대한 과징금을 물게 됐다.

구글은 이날 성명을 내고 “(ECJ의) 판결에 실망했다”면서도 “회사는 2017년 판결을 준수하기 위해 이미 제품과 서비스를 조정했으며 우리의 접근 방식은 7년 이상 성공적으로 효과를 거두었다”고 밝혔다.

애플도 이날 성명을 내고 이번 판결에 대해 “실망스럽다”면서 “우리는 사업을 하는 모든 곳에서 항상 내야 할 세금을 납부하며, 특별 거래는 한 번도 없었다”고 반박했다.

마르그레테 베스타게르 EU 경쟁담당 집행위원은 이날 ECJ 판결 후 기자회견에서 “이번 소송은 가장 힘센 테크 기업들조차도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것을 보여준 상징적인 소송”이라며 “유럽 시민과 조세의 ‘정의’에 있어서 큰 승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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