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총재는 28일 열린 ‘한국은행-자본시장연구원 공동 콘퍼런스’ 개회사에서 “주요 선진국은 준거금리로 하는 상품시장의 활성화를 위해 다양한 노력을 추진했으며, 그 결과 무위험 지표금리가 파생상품 거래 등의 준거금리로 비교적 빠르게 정착됐다”고 말했다.
무위험지표금리는 2012년 리보금리(LIBOR)의 조작·담합사건을 계기로 필요성이 제기됐다. 주요 선진국은 무위험 지표금리를 사용하고 있다. 리보금리를 사용했던 미국, 영국, 스위스는 모든 금융거래에 무위험지표금리를 사용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2021년부터 국내 무위험지표금리(KOFR)를 산출·공표하고 있으나 정착되지 못하고 대부분의 금융거래가 CD금리를 기반으로 이뤄지고 있다.
이 총재는 “시장참가자들 사이에서 오랜 기간 광범위하게 고착화된 CD금리 사용에서 자발적으로 탈피할 유인이 크지 않은 데다, 익일물 변동금리와 기일물 고정금리를 교환하는 OIS(Overnight Index Swap) 시장의 부재 등 KOFR가 활용될 수 있는 여건도 부족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파생상품시장의 주요 거래상대방인 외국 금융회사에서는 아직은 이러한 국내 관행을 불가피하게 수용하는 분위기지만 신용위험이 포함된 CD금리가 국제적인 추세와 달리 계속 사용되고 있는 현상에 대해 점차 문제를 제기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이 총재는 “해외 사례를 살펴보면 지표금리 전환 과정에서 많은 시간과 노력이 요구됐으며 그 과정도 순탄치만은 않았다”며 “국내에서도 KOFR 연계 파생상품과 현물 시장에 대한 거래 관행을 마련하고 제도 및 시스템을 구축하여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가는 과정에서 정책당국과 시장참가자들이 풀어나가야 할 많은 난제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어 “KOFR가 우리나라 금융거래의 표준으로 빠르게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여러분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지지를 부탁드린다”고 부연했다.
이 총재는 잭 웰치 전 제너럴 일렉트릭 CEO의 말을 인용하며 “‘Change before you have to’, 즉 ‘변화를 피할 수 없을 때가 오기 전에 미리 변화를 준비하라’고 했다”며 “글로벌 스탠다드에 뒤처지지 않기 위해서 우리 앞에 놓인 변화를 능동적으로 받아들이고 헤쳐나가려는 용기와 지혜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