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677.4조 '짠물예산'…3년간 총지출 증가율 '역대 최저'[2025년 예산]

입력 2024-08-27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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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지출 3.2%↑…尹정부 임기 첫 3년간 12.1% 증가
GDP比 관리재정수지 적자 2.9%·국가채무 비율 48.3%
24조 지출다이어트…약자·경제·미래·안전 등 중점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8월 22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2025년 예산안 및 2024-2028년 국가재정운용계획 상세브리핑'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기획재정부)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8월 22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2025년 예산안 및 2024-2028년 국가재정운용계획 상세브리핑'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기획재정부)

내년 예산안이 올해 본예산보다 3.2% 오른 총지출 677조4000억 원 규모로 편성됐다. 역대 정부 가운데 임기 첫 3년간 가장 낮은 총지출 증가율이자 정부가 최근 전망한 내년 경상성장률(4.5%)을 크게 밑도는 '짠물 예산'이라는 평가다. 이미 나랏빚이 1100조 원을 돌파한 데다 2년 연속 세수결손도 유력한 만큼 불필요한 지출을 최대한 줄여 건전재정 기조를 유지하겠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정부는 27일 국무회의에서 이러한 내용의 '2025년도 예산안'을 의결했다.

내년 총지출은 올해(656조6000억 원)대비 20조8000억 원(3.2%) 증가한 677조4000억 원이다. 사상 최저였던 올해 총지출 증가율(2.8%)보다 소폭 올랐지만 세입 전망이 기존 예상치보다 낮을 것이 확실시되면서 당초 전망인 4%대 증가율은 불발됐다. 특히 윤석열 정부 임기 첫 3년간 총지출 증가율은 12.1%로 총지출 개념이 도입된 2005년 이후 역대 정부 중 최저치로 문재인 정부(28.2%), 이명박 정부(20.2%)의 첫 3년은 물론 박근혜 정부(13.0%)보다도 1%포인트(p) 가까이 낮다.

총수입은 올해(612조2000억 원)대비 39조6000억 원(6.5%) 오른 651조8000억 원이다. 국세수입은 올해 기업실적 호조, 내년 대내외 여건 회복 흐름으로 올해보다 15조1000억 원, 세외수입은 사회보장성기금 수입 증가 등으로 올해보다 24조5000억 원 오를 것으로 봤다.

총수입에서 총지출을 뺀 통합재정수지(GDP 대비) 적자는 25조6000억 원으로 올해(44조4000억 원)보다 18조8000억 원줄 것으로 예상했다. 통합재정수지에서 국민연금 등 4대 사회보장성기금수지를 제외해 실질적 나라살림을 보여주는 관리재정수지 적자는 내년 77조7000억 원으로 올해(91조6000억 원)보다 소폭 개선될 것으로 봤다.

GDP 대비 관리재정수지 적자 비율은 올해 3.6%에서 내년 들어 정부가 추진하는 재정준칙 범위(3.0%) 내인 2.9%로 0.7%p로 낮아진다. 국가채무는 올해 1195조8000억 원에서 내년 1277조 원으로 81조3000억 원 늘어나면서 나랏빚 1300조 원 시대를 앞두게 됐다. GDP 대비 국가채무 비율은 47.4%에서 48.3%로 0.8%p 오른다.

정부는 내년 예산안과 같이 발표한 '2024~2028년 국가재정운용계획'을 통해 관리재정수지 적자 비율은 재정준칙 기준을 준수하며 △2.7%(2026) △2.5%(2027) △2.4%(2028)까지 점진적으로 개선하고 국가채무 비율은 △49.1%(2026) △49.8%(2027) △50.5%(2028) 등 증가 폭을 안정적으로 관리하겠다는 구상도 밝혔다.

지출 구조조정 규모는 24조 원 수준이다. 지난해 24조 원, 올해 23조 원에 이어 3년째 고강도 '지출 다이어트'를 단행했다. △투자 우선순위 조정 △공공경비 절감 △유사중복·집행부진 정비 등 재정사업 전반의 타당성·효과성을 재점검했다는 것이 기획재정부의 설명이다. 다만 구체적인 지출 구조조정 내역은 공개하지 않았다.

정부는 긴축재정 기조 속 지출 구조조정으로 마련한 재원을 △사회적 약자 복지 △경제활력 확산 △미래 준비를 위한 체질 개선 △안전한 사회·글로벌 중추 외교 등 4대 분야에 투입한다는 방침이다.

약자 복지 분야에서는 사회보장제도 보장성 강화를 위해 연간 생계급여(4인가구 기준)를 2200만 원에서 2341만 원으로 141만 원 인상한다. 기준중위소득 인상률은 6.42%로 3년 연속 역대 최대치다. 고령화 속 노인일자리는 103만 개에서 110만 개로 확대하고, 물가상승을 고려해 기초연금도 33만4000원에서 34만4000원으로 인상한다.

경제 활력 분야에서는 3대 게임체인저(AI·바이오·양자)와 반도체-디스플레이, 이차전지 등 첨단과학기술 관련 연구·개발(R&D) 예산이 26조5000억 원에서 29조7000억 원으로 11.8% 증액한다. 미래 분야는 일가정양립을 위해 육아휴직급여 상한을 월 150만 원에서 최대 250만 원으로 100만 원 인상하고, 배우자 출산휴가 급여를 기존 5일에서 20일로 확대한다. 유치원 방학 등 돌봄 수요가 증가하는 시기 활용할 수 있도록 단기 육아휴직(2주)을 신규 도입한다.

안전한 사회 등 분야에서는 병사 봉급을 165만 원에서 205만 원(병장·월 급여 150만 원+병내일준비지원금 55만 원)으로 인상하고 예비군 1~4년차 동미참 훈련 참가비(4만 원)·5~6년차 작계훈련 교통비(6000원) 등을 신설했다. 전기차 화재 대비를 위해 전기차 스마트제어 충전기 보급을 2만3000기에서 9만5000기로 확대한다. 유·무상 연계로 기업진출을 지원하는 1453억 원 규모 다부처 협업 공적개발원조(ODA), 26억 원 규모 TIPS기업 해외진출 등도 신설한다.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정부세종청사 브리핑에서 "정부는 금번 편성한 예산안을 통해 재정 효율성과 지속가능성을 제고하면서도 국민의 삶을 든든하게 지키고 대한민국 미래를 충실히 준비함으로써 서민·중산층 중심 시대를 구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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