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기도시간 겨냥해 인명피해 더 커져
서방·협상 중재국 일제히 비판 나서
해리스 “인질 석방 협상·휴전 필요”
미국 등 양측에 15일 정전 협상 요구한 상태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호세프 보렐 유럽연합(EU) 외교안보 고위대표는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이스라엘군의 학교 폭격과 관련한 참사 사진을 보고 공포를 느꼈다”면서 “이런 학살은 정당화될 수 있다”고 비판했다.
프랑스 외무부는 성명을 내고 “지난 몇 주간 학교 건물들이 반복적으로 표적이 돼 묵과할 수 없는 숫자의 민간인 피해자가 발생했다”며 “가장 단호한 어조로 이를 규탄한다”고 밝혔다. 데이비드 래미 영국 외무장관도 엑스에 글을 올려 “알타바인 학교에 대한 이스라엘군 공격과 비극적인 인명피해에 경악한다”며 “즉각적인 휴전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와의 협상을 중재해온 카타르는 “무방비한 시민에 대한 잔혹한 범죄”라고 비판했으며 또 다른 휴전 협상 중재국인 이집트도 “이번 사건은 이스라엘의 고의적 살해”라며 “종전을 향한 정치적 의지가 부족하다”고 비난했다.
미국 민주당 대통령 선거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은 “하마스라는 테러리스트를 쫓을 권리가 있다”면서도 “또 너무 많은 민간인이 사망했다. 우리는 인질 석방 협상이 필요하고 휴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앞서 이스라엘군은 이날 오전 “하마스가 지휘통제소로 사용하는 가자시티 알바타인의 학교 건물을 정밀 폭격했다”면서 “이 학교에 하마스와 산하 무장조직 ‘팔레스타인이슬라믹지하드(PIJ)’ 소속 대원 약 20명이 있었던 것으로 파악해 공습에 나선 것”이라고 밝혔다.
하마스가 통치하는 가자 당국은 팔레스타인 난민이 머물던 학교에 이스라엘군 로켓 3발이 떨어져 90∼100명이 사망했다고 주장했다. 이날 새벽 기도 시간을 맞아 피란민 250명이 모여있던 학교 기도실에 이스라엘군 포탄이 명중하는 바람에 인명피해가 더 컸던 것으로 전해진다.
앞서 8일에도 가자시티 학교 두 곳이 폭격당해 18명 넘게 숨지는 등 최근 이스라엘군은 하마스 지휘부가 은신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 학교 건물을 잇달아 표적으로 삼아 공격하고 있다.
미국과 이집트 등 협상 중재국은 15일 정전 협상 재개를 양측에 요구한 상태다. 이에 대해 이스라엘은 협상 대표단을 파견할 뜻을 표명했으나 하마스는 아직 이렇다 할 입장을 내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