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스 부통령 대선 출마 가능성은 90% 이상…트럼프 꺾고 승리는 예측 어려워"

입력 2024-07-23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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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AP/뉴시스)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AP/뉴시스)

미국 대선이 3개월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민주당 후보였던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사퇴했다.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민주당의 강력한 차기 대선 후보로 거론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의 경쟁 구도로 치러질 가능성이 큰 가운데 민정훈 국립외교원 교수는 "해리스 부통령이 민주당 후보가 될 가능성은 90% 이상이지만, 해리스가 승리한다는 여론조사는 찾아보기 힘들다"고 말했다.

민 교수는 23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당내 분열을 최소화하고 11월 본선에 집중하기 위해 해리스 부통령을 단독 추대하고 다음 달 열리는 전당대회에서 대의원들의 자유투표를 통해 압도적 지지로 추대하며 출정식을 할 것으로 본다"며 "민주당 입장에서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라는 강력 경쟁자가 있기 때문에 압도적인 힘을 보여주려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예측했다. 이어 트럼프 전 대통령이 해리스 부통령에 대해 "바이든보다 이기기 쉽다"고 표현한 것에 대해 언급했다. 그는 "바이든 대통령은 고령 리스크로 곤욕을 겪었기 때문에 트럼프 전 대통령 입장에서는 승기를 잡았다는 판단이 깔려있는데, 그런 상황에서 바이든 행정부의 2인자인 해리스 부통령이 출마한다면 바이든 대통령과 차이가 없다거나 바이든 대통령의 복제품이라고 볼 수도 있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민 교수는 "상대적으로 젊고 비백인 여성으로서 백인 우월주의적 주장을 하는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비될 수는 있다. 그것이 비백인의 표심을 가지게 하는 장점이라면, 주류인 백인 표심을 어떻게 사로잡을 것인지에 대해서는 의문을 던질 수 있다"고 했다. 이어 "인구통계학적 한계로 전형적인 백인 남성, 중산층의 우려가 다시 터져 나올 수 있다. 미국이 비백인 여성을 대통령으로 맞을 준비가 돼 있는지에 대한 찬반이 갈리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미국의 유리천장에 관해 얘기하며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과 힐러리 클린턴 전 미국 국무장관을 언급했다. 그는 "민주주의 모범국가고 인권에 대해 앞서가는 국가 같지만 최초의 흑인 대통령이라는 오바마 전 대통령조차도 백인의 피가 반은 섞였고, 그럼에도 흑인이라고 낙인찍어버린 데다가 여성인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2016년 대선 후보로 등장했지만 백인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모두) 반 정도의 마이너리티를 갖고 있는 사람들이다. 미국 사회의 기득권과 그걸 지키기 위한 보이지 않는 노력, 방어가 굉장히 강하다"고 꼬집었다.

해리스 부통령이 출마할 경우 '주류'의 벽을 넘을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해 이목이 쏠리는 상황. 민 교수는 "역사적인 도전이다. 해리스 부통령이 대선 후보가 된다면 미국에서 여성이 대선에 도전하는 두 번째 사례가 될 것"이라면서도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여론조사 결과를 계속 봐야 하겠지만, 7월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시간이었다면 8월은 해리스 부통령과 민주당의 시간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바이든 대통령이 해리스 부통령을 공개 지지했고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은 의사 표명을 하지 않아 일각에서는 오바마 전 대통령이 자신의 부인인 미셸 오바마 여사를 출마시키기 위해 신중한 모습을 보인다는 의견이 있다. 이에 민 교수는 "오바마 전 대통령은 민주당의 원로로 말의 파괴력을 잘 알고 있다. 이번 사퇴 역시 신중하고 조심스레 권유했고 여전히 당내 경선 주장 등 다양한 목소리를 고려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미셸 오바마 여사의 출마 여부에 대해서는 "개인적으로 전혀 가능성 없다고 본다"며 "이미 베스트셀러 작가에 잘나가는 법률가로 아쉬울 게 없다. 정치 경력이 전무한 데서 오는 위험부담을 고려하고 출마할 수도 없고 민주당 입장에서도 트럼프 전 대통령이라는 강력한 상대가 있는 상황에 불확실성을 감수한다는 건 정치적 도박"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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