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묘'ㆍ'범죄도시 4'가 휩쓴 상반기 영화계…독립ㆍ예술영화 관심 꾸준

입력 2024-06-27 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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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기 영화계, '파묘'ㆍ'범죄도시 4' 천만 돌파하며 흥행
스크린 독과점 논란 '반쪽 성공'…'인사이드 아웃 2' 대체
'존 오브 인터레스트' 등 독립ㆍ예술영화에 꾸준한 관심

▲상반기 극장가를 휩쓴 '파묘', '범죄도시 4', '인사이드 아웃 2'의 포스터 (네이버영화)
▲상반기 극장가를 휩쓴 '파묘', '범죄도시 4', '인사이드 아웃 2'의 포스터 (네이버영화)

올해 상반기 극장가를 휩쓴 영화는 '파묘'와 '범죄도시 4'였다. 독립ㆍ예술영화 분야에서는 '추락의 해부', '로봇드림', '악은 존재하지 않는다', '존 오브 인터레스트' 등이 관객들의 선택을 받았다.

27일 영화계에 따르면, 2월 개봉한 '파묘'와 4월 개봉한 '범죄도시 4'가 각각 천만 관객을 돌파하며 상반기 극장가를 점령했다. 이에 따라 '파묘'를 배급한 쇼박스와 '범죄도시 4'를 배급한 플러스엠엔터테인먼트가 1~5월 한국영화 배급사별 매출액 순위에서 나란히 1위ㆍ2위를 차지했다.

쇼박스는 올해 1월 '시민덕희'를 시작으로 '파묘', '청춘 18X2 너에게로 이어지는 길' 등을 차례로 배급하며 5월까지 매출액 1314억 원을 달성했다. 같은 기간 플러스엠은 683억 원의 매출액을 기록했다. 지난해 쇼박스는 '스즈메의 문단속', 플러스엠은 '서울의 봄'으로 매출액 상위권에 진입한 바 있다.

'파묘'와 '범죄도시 4'가 각각 천만 관객을 달성하면서 한국 영화산업이 팬데믹 이전 평균 70~80% 수준을 회복했다. 하지만 '스크린 독과점' 논란을 불러일으키며 독립ㆍ예술 영화인들의 반발을 사기도 했다. 특히 '범죄도시 4'는 개봉 직후 극장 상영 점유율이 80%를 웃돌면서 스크린 독과점 논란의 중심에 섰다.

이와 관련해 지난달 전주국제영화제에서 열린 '한국 영화 생태계 복원을 위한 토론회'에서 제작사 하하필름스의 이하영 대표는 '범죄도시 4'의 스크린 독과점 문제를 거론하며 "해도 해도 너무하지 않은가. 내버려 둬도 될 사안인가"라며 울분을 토했다.

이어 "이것이 배급사와 제작사의 잘못인가. 극장들이 서로 경쟁적으로 관객을 끌어들이려고 한 결과가 아닌가"라며 "왜 영화계를 망가뜨리고 있나"라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현재 '파묘'와 '범죄도시 4'가 휩쓸고 간 자리는 '인사이드 아웃 2'가 대체했다. 12일 개봉한 '인사이드 아웃 2'는 이날 기준 누적관객수 452만 명을 기록했다. 사전 예매만 13만 명을 돌파하며 스크린 독과점 논란을 낳았다.

독립ㆍ예술영화에 대한 꾸준한 관심…'존 오브 인터레스트' 등 인기

▲영화 '존 오브 인터레스트' 스틸컷. 저택 담장 너머에 아우슈비츠가 보인다. (TCO㈜더콘텐츠온)
▲영화 '존 오브 인터레스트' 스틸컷. 저택 담장 너머에 아우슈비츠가 보인다. (TCO㈜더콘텐츠온)

오락적 성격의 상업영화와 할리우드 대작이 휘몰아치는 가운데 독립ㆍ예술영화를 찾는 관객들의 발걸음 역시 끊이지 않았다. '원정 관람' 등을 통해 동네에서 먼 독립영화관을 찾으며 영화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제76회 칸국제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작이자 제96회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각본상을 받은 '추락의 해부'는 1월 개봉해 국내에서만 10만 관객을 돌파했다.

3월 개봉한 '로봇 드림'은 5만 명에 가까운 관객을 극장으로 모으며 눈길을 끌었다. 동물과 반려 로봇의 이야기를 대사 없이 감동적으로 그려내며 호평받았다. 영화의 인기에 힘입어 원작 그래픽노블이 출간되기도 했다.

고레에다 히로카즈의 뒤를 이어 한국에서 팬덤을 형성하며 인기를 끌고 있는 일본의 영화감독 하마구치 류스케의 '악은 존재하지 않는다'도 3월에 개봉해 5만 명에 가까운 관객을 동원했다. 이 영화는 인간과 자연의 관계를 공생과 착취의 관점으로 파헤치며 '악'의 존재를 논한다.

5일 개봉한 '존 오브 인터레스트'는 개봉 20일 만에 누적관객수 15만 명을 동원하며 독립ㆍ예술영화 부문 상반기 최대 흥행작에 올랐다. 이 영화는 아우슈비츠 강제 수용소의 관리를 담당하는 독일군 장교 루돌프 회스 가족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유대인 학살 등 잔혹한 장면을 보여주지 않고도 역사의 비극을 가시화하며 평단과 대중의 고른 지지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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