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삼각별 프로젝트’, 우주 강국 일구는 청사진 되길

입력 2024-03-14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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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어제 경남 사천(우주항공청), 전남 고흥(나로우주센터), 대전(연구개발단지)을 잇는 우주산업 클러스터를 구축한다고 발표했다. ‘5대 우주 강국’ 도약을 위한 ‘삼각별 프로젝트’다. 2045년까지 우주산업을 100조 원 규모로 키우고 1000개의 관련 기업을 육성하겠다는 포부다. 25만 개 이상의 양질의 일자리 창출 목표도 제시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사천에서 열린 클러스터 출범행사에 참석해 “무한한 기회와 엄청난 시장이 있는 우주를 향해 더 힘차게 도전할 것”이라고 했다.

20세기 냉전 시기, 미국은 ‘스푸트니크 쇼크’를 통해 거듭났다. 패권 경쟁국인 옛 소련이 1957년 쏘아 올린 세계 최초의 인공위성 스푸트니크 1호가 큰 충격을 안겼고, 범사회적 변화까지 부른 것이다. 미국은 총력을 기울여 미항공우주국(NASA)을 설립, 우주·과학 경쟁에 나섰을 뿐만 아니라 교육 과정 전반에까지 손을 댔다. “미국이 왜 뒤처졌나. 교육에 문제가 있어서다”라는 총체적 반성의 결과였다. 미국은 스푸트니크 쇼크를 딛고 명실상부한 세계 최강국으로 발돋움했다. 도전과 응전의 드라마였다.

21세기 대한민국에도 유사한 ‘쇼크’가 없지 않다. 미국 기업 ‘인튜이티브 머신스’의 ‘오디세우스’(노바-C)가 최근 달 남극 근처에 착륙했다. 민간 우주탐사 시대의 개막이다. 일론 머스크의 우주 발사체 회사 ‘스페이스X’는 달·화성 탐사를 목표로 개발한 대형 우주선 ‘스타십’의 세 번째 시험비행을 곧 시도한다. 인도도 ‘아디트야-L1’을 지구에서 150만㎞ 떨어진 라그랑주 점에 보내 태양을 관측하고 있다.

지난해 66차례 우주선을 발사한 중국도 존재감이 대단하다. 올해 100회 발사를 목표로 하고 있다. 시진핑 국가주석은 전국인민대표대회에서 우주항공 분야 경쟁력 촉진을 공개적으로 주문하기도 했다.

‘삼각별 프로젝트’는 한국판 스푸트니크 쇼크에 맞대응하는 최소한도의 처방이다. 4월 총선용 말 잔치나 5년 단임 정권의 전시사업에 그쳐서는 안 된다. 안타깝게도 우리 앞의 우주 트랙에는 선행주자가 수두룩하다. 우리에겐 1992년 ‘우리별 1호’부터 지난해 국산 발사체로 만든 ‘누리호’까지, 경험도 있고 저력도 없지 않지만 갈 길은 멀다. 후발주자의 약점 보완을 위해 효율적인 클러스터 구축은 필수적이다. 20세기 미국처럼 수학·과학을 비롯한 교육과정을 크게 손보는 등의 대단위 개혁이 필요할지도 모른다. 국운이 걸려 있다. 결연히 임해야 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부처 차원의 실행책을 내놨다. 우주산업 인프라 구축, 우주산업 생태계 강화, 우주산업 클러스터 기반 확충 등 3개 분야를 중심으로 한 9대 과제를 담은 ‘비전 추진 계획’이다. 대전은 우주인재양성센터를 중심으로 인재를 공급한다. 경남은 위성개발혁신센터(사천), 우주환경시험시설(진주) 등 위성 특화지구로 거듭난다. 전남의 경우 고흥 나로우주센터 내 민간로켓발사장, 발사체기술센터, 우주발사체 국가산업단지 등 발사체 특화지구로 조성된다.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고 했다. ‘삼각별 프로젝트’가 우주 시대를 여는 강력한 청사진이 되길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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