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지가 28일 행정안전부와 보건복지부, 통계청, 국세청, 한국교육개발원의 행정통계를 연계해 출생아 감소가 일자리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결과, 출생아가 연평균 1만 명씩 감소하면 5년 뒤 5만4000명, 10년 뒤 23만8000명의 일자리가 사라질 것으로 계산됐다. 산후조리원 등 출산 밀접업종까지 고려하면 일자리 감소는 최소 25만 개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업종별로는 어린이집과 유치원의 충격이 가장 크다. 매년 출생아가 1만 명씩 준다면 어린이집에선 5년 뒤 5만4000명, 10년 뒤 누적 19만6000명이 일자리를 잃는다. 유치원에선 5년 뒤부터 고용 충격이 발생해 10년 뒤에는 1만여 명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두 시설에선 이미 30년간 지속한 저출산 여파로 일자리가 가파르게 줄어들고 있다. 출생아 감소세가 멈춰도 향후 7년간은 기존 출생아 감소 영향으로 영유아가 줄어 어린이집과 유치원 일자리가 주는데, 반등 없이 계속 출생아가 감소한다면 20만 명 이상 추가로 일자리를 잃게 되는 것이다.
민간 일자리도 충격이 크다. 시·군·구별 사업자 현황을 바탕으로 한 회귀분석 결과, 5~19세 인구가 1000명 줄면 통계적으로 유의한 수준에서 교습학원은 35개, 교습소·공부방은 19개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매년 출생아가 1만 명씩 준다면, 업종별 평균 종사자 수를 기준으로 10년 뒤 교습학원에서만 2만 명 넘게 일자리를 잃는다. 스포츠 교육시설(태권도장 등)과 예술학원(음악·미술학원 등), 소아과·내과의원 등도 출생아 감소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업종이다. 여기에 통계적으로 분석이 불가한 산후조리원, 산후도우미, 가사관리사, 이유식·유아식 제조업체, 키즈카페, 문화센터 등을 고려하면 민간에서만 5만 개 이상 일자리가 추가로 사라진다.
무엇보다 줄어드는 일자리는 대부분 여성 일자리다. 절대적인 가임여성 부족으로 ‘저출생’에 신음하는 지방은 출생아 감소로 여성 일자리가 줄고, 일자리 감소를 이유로 가임여성이 추가 유출되고, 출생아가 더 줄어드는 악순환이 반복될 우려가 크다. 그 종착지는 지역소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