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무대 오르는 '尹의 장관들'…일부 교통정리 불가피

입력 2023-12-04 16:14 수정 2023-12-04 1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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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부총리에 최상목 지명…국토부·농식품부 등 장관 6명 교체

▲윤석열 대통령이 28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개회선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28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개회선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은 4일 기획재정부, 국토교통부 등 6개 부처 장관을 대거 교체하는 개각을 단행했다. 이번 개각을 통해 교체된 장관들은 내년 총선 출마가 유력한 상황이다. 다만, 이들의 출마지로 거론되는 지역구의 일부는 현역 의원들을 비롯해 출마를 고려하고 있는 이들이 있어 당내 교통정리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김대기 대통령 비서실장은 이날 오후 용산 대통령실에서 브리핑을 갖고 정무직 장관급 후보자 인선을 발표했다. 김 실장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이날 추경호 전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후임으로 최상목 전 대통령실 경제수석을 지명했다.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후보자에는 송미령 전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을,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에 박상우 전 한국토지주택공사 사장을, 해양수산부 장관 후보에 강도형 한국해양과학기술원 원장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에 오영주 외교부 2차관을 각각 지명했다. 국가보훈부 장관 후보자에는 강정애 전 숙명여대 총장이 지명됐다.

현역 재선 출신인 추경호 경제부총리는 자신의 지역구인 대구 달성군에서 3선에 도전할 가능성이 크다. 달성군은 '보수의 심장' 대구에서 가장 젊은 도시로 꼽히는 곳이다. 달성군에서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일정을 함께 소화하고 있는 유영하 변호사의 출마설이 제기되고 있다.

3선 국회의원과 제주도지사를 지낸 원희룡 국토부 장관은 '자객공천'의 성격으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지역구인 인천 계양을 출마설이 제기된다. 자객공천은 선거에서 특정 정치인을 낙선시킬 목적으로 거물급 인사를 공천해 맞붙이는 경우를 의미한다. 다만, 인천 계양을은 송영길 전 민주당 대표가 5선을 지낸 지역구로, 여당 입장에서는 대표적인 험지로 꼽힌다.

원 장관은 지난달 21일 총선 출마와 관련해 "국민과 우리 당을 위해서 필요로 되는 일이라면 어떠한 도전과 희생이라도 일단 적극 나서야 한다는 생각"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일각에서는 1기 신도시 재개발 성과를 앞세워 원 장관을 정의당 심상정 의원의 지역구인 경기 고양갑에 출마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부산 재선 의원 출신인 박민식 보훈부 장관은 경기 분당을 출마를 원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지역은 '친명(친이재명)'계로 분류되는 민주당 김병욱 의원이 내리 재선한 곳으로, 경기도 용인·과천 등 수도권 남부 벨트 선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지역이어서 여당 입장에서는 반드시 탈환해야 하는 지역구로 꼽힌다. 다만, 일각에서는 김은혜 전 대통령실 홍보수석이 분당을 출마를 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직전 총선에서 분당을에 출마한 당협위원장 출신 김민수 국민의힘 대변인도 출마를 준비하고 있어 당내 경선이나 교통정리가 불가피하다.

비례 대표였던 이영 중기부 장관은 학창 시절을 보냈고 현재 거주하고 있는 서울 서초을을 염두에 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서초을은 현역이자 '친윤(친윤석열)'계로 분류되는 박성중 의원이 내리 재선한 지역구여서 출마를 결심할 경우엔 교통정리가 필요한 상황이다. 정보기술(IT) 벤처 사업가 출신임을 고려해 수도권에 전략공천하거나, 카이스트 석·박사라는 점을 내세워 대전에 출마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김대기 대통령실 비서실장이 4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기획재정부 최상목(왼쪽 세번째 부터), 국가보훈부 강정애, 농식품부 송미령, 중소벤처기업부 오영주, 국토교통부 박상우, 해양수산부 강도형 장관 후보자를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대기 대통령실 비서실장이 4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기획재정부 최상목(왼쪽 세번째 부터), 국가보훈부 강정애, 농식품부 송미령, 중소벤처기업부 오영주, 국토교통부 박상우, 해양수산부 강도형 장관 후보자를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황근 농식품부 장관은 고향인 충남 천안을 출마를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천안을은 보좌관 성추행 혐의로 더불어민주당에서 제명된 박완주 의원이 내리 3선을 차지한 지역구로, 진보 성향이 강한 지역이다. 민주당 소속으로는 4선 국회의원 출신이자 도지사를 지낸 양승조 전 충남도지사의 출마가 거론되고 있다.

조승환 해수부 장관은 본인의 출생지이자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황보승희 무소속 의원의 지역구인 부산 중구·영도구에 출마할 것으로 예상된다. 부산 중·영도구는 황 의원이 불법 정치자금 수수 의혹 등으로 지난 6월 탈당해 내년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당협위원장 자리가 비어 있다. 특히, 이 지역은 6선인 김무성 전 의원의 지역구였으며, 지역 내에서도 보수세가 강한 곳으로 평가받는다. 이 지역에서는 검사 출신의 박성근 국무총리 비서실장도 출마 의지를 굳힌 것으로 알려진 만큼 조 장관과 박 실장이 출마를 놓고 맞붙을 가능성도 있다.

한편, 이번 개각에 포함되지 않은 한동훈 법무부 장관 등의 총선 출마도 유력한 상황이다. 한동훈 장관은 연말·연초에 '원포인트'로 인선을 단행하는 쪽에 무게가 실리고 있는 가운데, 종로 출마설부터 비례대표까지 다양한 시나리오가 거론되고 있다. 부산 엑스포 유치 실패와 맞물려 유임과 출마설이 동시에 나오고 있는 박진 외교부 장관은 총선에 출마할 경우 현재 지역구인 강남을 출마 가능성이 제기된다. 방문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도 여권으로부터 고향인 수원 지역구 출마를 권유받는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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