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주 봉황고도 찾아…지역인재 의무선발 일률적 확대 선그어
그간 폐교 대학 부지는 지역 내 ‘흉물’로 인식되고 지역민들의 교육 부재로 이어졌는데, 최근 선정된 글로컬대학들이 지역과의 동반성장을 목표로 폐교를 적극 활용할 전망이다.
21일 순천대는 전남인재평생교육진흥원에서 열린 ‘글로컬대학 간담회’에 참석해 폐교 대학인 성화대학 부지에 공동연구센터를 만들어 평생교육과 재직자 벨트를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문을 닫은 성화대학이 위치한 강진군 지역의 교육 부재를 해소하겠다는 포부다.
자리에 참석한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이 같은 운영방향에 “과거에는 교육부가 재정 지원 사업을 할 때 선정하면 그것으로 끝이었지만 글로컬대학 선정은 시작이라고 생각한다”며 "지속적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순천대의 글로컬대학 지정에 대해선 "과거 어느 대학도 지역산업 발전 목표로 초점을 맞춰서 혁신해 나가겠다는 비전을 밝힌 경우는 거의 없었다"며 "그린 스마트팜, 애니메이션 문화콘텐츠, 우주항공 첨단분야에 초점을 맞춰 학과를 재구조화하고 지역 밀착형 인재 양성의 비전을 제시했다"고 평가했다.
특히, 순천대는 전남 교육 부재 지역 중 한 곳인 강진군의 경우 폐교된 성화대학을 공동 연구센터로 애니메이션 문화콘텐츠 인재 육성 등 글로로컬대학과 동반성장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성화대학은 1997년 개교 당시 320명으로 출발했지만 2007년 1236명까지 증원되다가 2012년 폐교돼 현재 흉물로 방치되고 있는 상황이다. 성화대가 위치한 성전면의 인구는 개교 당시 약 4500명이었지만 현재는 2784명으로 40%가량 줄어들었다.
명창환 전남도 행정부시자는 "전남도는 순천대에 직접 사업 1349억 원, 연계 사업 36개에 4조 원을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나주 혁신도시 봉황고에서 열린 '혁신도시 교육력 제고 간담회'에서도 이 부총리는 교육발전특구를 언급하며 "자율형사립고(자사고), 특수목적고(특목고) 관련, 무엇보다 일반고를 혁신하는 게 가장 중요하니 일반고가 어떻게든 혁신돼서 좋은 아이디어가 많이 나오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정부는 교육발전특구와 연계해 ‘자율형공립고 2.0’도 추진 계획하고 있다. 이 부총리는“해당 지역이 교육발전특구로 지정되더라도 자율형 공립고는 학생 선발권이 없다”며 “그래야 교육발전특구에 가장 적합한 제도”라고 설명했다.
간담회 현장에서 학부모와 교사들은 대학 서열이 공고하게 자리 잡은 사회 구조상 우수 인재들이 지방대학에 진학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는 목소리도 내놨다. 이러한 문제점에 앞서 정부는 지난 2일 ‘교육 발전 특구’ 추진 계획에서 의대·약대와 첨단 학과 등 학생들이 선호하는 학과에 대한 ‘지역 인재 비율 확대’ 카드를 내놓았다.
다만 이 부총리는 이 같은 지역인재 의무선발의 일률적 확대엔 선을 그었다. 이 부총리는 “지역인재 의무선발을 일률적으로 확대하는 것보다는 ‘협약’ 형태를 통해 그 지역의 학생들이 선호하는 학과나 대학으로 진학하게 하는 방향이 낫다”고 밝혔다.
한편, 이 부총리는 전남을 시작으로 교육발전특구 지정이 가능한 16개 시도를 직접 방문해 설명회를 개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