되돌아온 중국 부유층, 해외 원정 대신 본토서 명품 산다

입력 2023-05-03 15:35 수정 2023-05-03 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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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본토서 명품 소비 2019년 41%→62%
국경 개방됐지만 소비 패턴 변화
하이난, 면세쇼핑으로 주목…매출 203% 증가
홍콩 등 기존 명소 지위 흔들

▲지난해 5월 중국 상하이의 한 쇼핑몰에서 쇼핑객들이 한 명품 브랜드 매장 앞에서 마스크를 착용한 채 입장을 위해 대기하고 있다. 상하이(중국)/AP뉴시스
▲지난해 5월 중국 상하이의 한 쇼핑몰에서 쇼핑객들이 한 명품 브랜드 매장 앞에서 마스크를 착용한 채 입장을 위해 대기하고 있다. 상하이(중국)/AP뉴시스
중국의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이 본격화하면서 현지 부유층의 명품 소비도 다시 기지개를 켜고 있다. 다만 ‘제로 코로나’에 따른 이동제한이 해제됐음에도 중국 부유층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전염병 대유행) 이전과 달리 해외 원정 소비 대신 본토에서의 명품 소비를 늘리는 패턴을 보이고 있다고 2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데이터제공업체 샌달우드어드바이저에 따르면 4월 중국 명품 지출의 약 62%가 본토에서 이뤄졌다. 팬데믹 이전인 2019년 4월 41% 정도만 본토에서 이뤄졌던 것과 대조적인 분위기다.

중국의 명품 지출은 전체 소매판매를 웃도는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3월 보석과 금, 은 등 귀금속 소매판매는 전년 대비 37.4% 급증했다. 같은 기간 전체 소매판매가 10.6% 증가한 것을 감안하면 3배 빠른 속도다. 에두아르 오빈 모건스탠리 애널리스트는 “미국과 한국과 같은 다른 핵심 시장이 약간 둔화 조짐을 보이는 가운데 중국이 올해 명품업계의 핵심 성장 동력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은 코로나 이전부터 명품 업계의 ‘큰 손’이었다. 특히 해외 원정 소비가 두드러졌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과거 중국 명품 지출의 3분의 2 이상이 중국 본토 밖에서 이뤄졌다. 본토의 높은 수입관세와 소비세를 피하기 위해 홍콩과 일본, 프랑스, 이탈리아 등지에서 명품 쇼핑을 한 것이다.

올해 중국인들이 다시 해외여행을 재개하고 있고, 명품 소비 역시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과거와 달리 명품 소비가 자국 내에서 이뤄지고 있다. 이에 면세 쇼핑 중심지로 하이난성이 주목받고 있다. 샌달우드에 따르면 하이난 면세점의 4월 매출은 2019년 대비 203% 증가했다. 중국 당국은 하이난성 전체를 세계 최대 면세 쇼핑지로 만들기 위해 성(省) 남쪽의 싼야시와 북쪽의 하이커우시에 신규 면세점을 집중적으로 허용해왔다. 블룸버그는 하이난은 프랑스와 비슷하거나 더 큰 면세 할인율을 제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이난성이 뜨면서 중국 전통 명품 소비 중심지였던 홍콩과 마카오의 지위가 흔들리고 있다. 루이비통의 모회사인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는 홍콩에 있던 인력 등 자원을 옮겨, 상하이와 선전 등 중국 본토 주요 도시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유로모니터인터내셔널의 프루던스 라이 수석 애널리스트는 “국내 시장이 쉽고 편리하기 때문에 중국 소비자들의 여력 상당 부분이 본토에 머물게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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