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우크라이나 사태의 장기화와 주요국의 긴축 기조 등 대외 여건 악화로 제조업이 정체되는 등 경기 회복세가 제약되고 있다는 진단이 나왔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7일 발표한 경제동향 7월호에서 "최근 우리 경제는 서비스업이 개선됐으나, 대외 여건 악화로 제조업은 정체되면서 경기 회복세가 완만한 수준을 지속했다"고 밝혔다.
KDI는 지난달 경제동향에서 최근 우리 경제가 글로벌 공급망 교란과 원자재가격의 급등으로 경기 회복세가 약화됐다고 설명했다. KDI는 올해 1월과 2월에는 경기 부진이 완화하고 있다고 봤지만, 오미크론 확산으로 인해 코로나 사태가 본격화한 3월부터는 다섯 달째 경기가 위축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내수 경기는 방역 조치 해제의 영향이 점차 확대돼 대면서비스업을 중심으로 회복세를 지속했다고 분석했다. KDI는 "도소매업, 숙박 및 음식점업, 운수 및 창고업 등 방역 조치 해제의 영향이 컸던 업종을 중심으로 서비스업생산의 증가 폭이 확대됐다"며 "고용시장도 대면서비스업을 중심으로 취업자 수 증가 폭이 크게 확대되며 양호한 흐름을 이어갔다"고 말했다.
5월 서비스업생산은 대면업종을 중심으로 전월(5.0%)보다 높은 7.5%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업종별로는 숙박 및 음식점업(20.5%), 예술, 스포츠 및 여가 관련 서비스업(31.9%) 등의 대면업종에서 증가 폭이 크게 확대된 가운데, 도·소매업(5.5%), 운수 및 창고업(14.3%)도 증가세를 보였다. 5월 취업자 수도 대면서비스업의 반등으로 전년 동월 대비 93만5000명 증가했다.
다만 KDI는 "서비스업의 양호한 대외여건 악화에 따른 제조업의 정체로 경기 회복세가 제약되는 모습이 나타났다"고 지적했다.
5월 광공업생산은 전월 대비(계절 조정)로 전자부품(-13.8%)과 반도체(-1.7%)가 감소세를 지속하며 0.1% 증가에 그치는 등 둔화된 흐름을 보였다. 제조업은 출하(4.3%)가 증가하고 재고율(117.4%→114.5%)은 하락했지만, 평균가동률(75.7%)은 전월에 이어 낮아졌다.
특히, 지정학적 위험요인과 함께 높은 물가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주요 기업심리지표도 하락했다. 비제조업 업황 기업경기실사지수(BSI) 전망은 지난해 4월 81에서 5월 82, 6월 85로 상승세를 보였지만, 7월 82를 기록하며 하락세로 전환했다. 제조업 업황 BSI 전망도 5월과 6월 85로 횡보하다 7월 80으로 하락했다.
KDI는 "높은 물가상승세에 대응해 미국의 기준금리가 빠르게 인상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유로존도 7월부터 금리인상을 예고하며 세계 경기에 하방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라며 "고물가와 대외 하방 요인의 확대로 기업심리지수가 제조업과 비제조업에서 모두 하락하며 향후 경기 회복세가 제약될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