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동구 일대에 리모델링 사업 열풍이 거세다. 고덕동 ‘배재현대’ 아파트는 최근 리모델링 조합설립인가를 받으면서 사업에 시동을 걸었다. 암사동 ‘선사현대’ 아파트는 지난해 조합설립인가를 받았고, 고덕동 ‘고덕아남’ 아파트도 1차 안전진단을 통과하는 등 강동구 일대 리모델링 사업이 속도를 내는 모양새다.
27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강동구 고덕동 배재현대 아파트는 14일 강동구청으로부터 리모델링 조합설립을 인가받았다. 1995년에 지어져 올해로 준공 28년 차를 맞은 이 단지는 지난해 11월 조합설립 요건인 주민 동의율 3분의 2(66.7%) 이상을 확보했다. 지난달 22일엔 창립총회를 개최했다.
배재현대 리모델링조합 관계자는 “현재 법인 등기 중이고, 등기를 마친 후 이르면 2월 말에서 3월 초 시공사 입찰 공고를 낼 계획”이라고 말했다. 현재 현대건설, GS건설, 대우건설 등 대형 건설사들이 사업 참여에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전해졌다.
배재현대는 수직 증축 방식 리모델링을 통해 가구 수를 기존 448가구에서 477가구로 29가구 늘릴 계획이다. 각 동에 2~3개 층을 추가로 올리는 수직 증축 방식은 옆으로 면적을 늘리는 수평 증축 방식보다 사업성이 좋다고 평가받는다. 다만 1·2차 안전성 검토를 모두 통과해야 하는 등 규제가 까다롭다. 이에 현재 국내에서 수직 증축 1·2차 안전성 검토를 통과한 단지는 서울 송파구 '성지' 아파트가 유일하다.
조합 관계자는 “현재 용적률이 399%로 높아 부지를 효과적으로 활용하기 위해선 수직 증축이 필요하다”며 “구조도면을 확인했을 때 여러 조건이 성지 아파트와 비슷해 수직 증축을 택했다”고 설명했다.
배재현대 외에도 최근 강동구 일대 리모델링 사업에 속도가 불고 있다. 한국리모델링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강동구 내 리모델링 조합설립이 완료된 단지는 총 6개다. 배재현대와 더불어 추진위를 설립하고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단지까지 합하면 이보다 더 많을 것으로 보인다.
강동구 암사동 ‘선사현대’ 아파트는 지난해 9월 리모델링 조합설립을 인가받은 뒤 시공사 선정에 한창이다.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해 4월 초 시공사 선정에 나설 계획이다. 선사현대는 리모델링을 통해 기존 2938가구에서 200가구 증가한 3138가구의 대단지로 탄생한다. 공사비만 9000억 원 이상으로 리모델링 대어로 꼽힌다.
속도가 빠른 고덕동 ‘아남’ 아파트는 지난해 7월 삼성물산을 시공사로 선정하고, 같은 해 9월 1차 안전진단도 통과했다. 리모델링을 통해 기존 807가구에서 지하 6층~지상 23층, 9개 동, 887가구로 탈바꿈한다.
한편 리모델링은 아파트 전체를 모두 허물고 다시 짓는 재건축과 달리 골조를 유지하면서 면적을 키우거나 층수를 올리는 정비사업을 말한다. 준공 연한도 15년으로 짧고, 안전진단 기준도 상대적으로 낮아 사업시행이 비교적 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