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 고흐의 관상, 조금 고집 있어 보이죠?”
26일 오전 11시 서울시 강남구 언주로에 있는 소셜베뉴 라움 4층 체임버 홀에 가벼우면서도 유쾌한 음악회가 열렸다. 비올리스트 이신규가 전 세계인이 사랑하는 예술가 반고흐에 대해 “생전에 사교적이지 못한 고집스러운 예술가였다”고 말하자 객석에서 웃음이 터져 나왔다.
1990년대를 풍미한 뉴욕필하모닉 음악감독 레너드 번스타인은 동시대 최고 지휘자였던 헤르베르트 폰 카라얀과 라이벌이었다. 번스타인은 카라얀과 자신의 차이점을 묻는 말에 “내가 10년 더 젊고, 키는 5cm 더 크다”며 재치있게 말했다고 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발생 이후 처음 열리는 마티네 콘서트인 만큼 방역에 전력을 기울이는 모습이었다. 관객의 체온 확인은 물론,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했다. 관계자는 입장하는 관객의 손에 일일이 손 소독제를 뿌린 후 라텍스 장갑을 제공했다.
이날 해설을 맡은 이신규는 줄리어드 음악대학 출신으로 클래식을 알기 쉽게 해설하는 ‘클래식 큐레이터’로 잘 알려져 있다. 연주는 아르츠 앙상블이 맡았다. 바이올린은 성경주, 첼로는 송민제, 피아노는 이현진이 연주했다.
반 고흐와 관련된 음악으로 돈 맥클린의 ‘빈센트’, 폴 쇤필드의 ‘피아노 삼중주를 위한 카페 뮤직, 1악장 알레그로’가 소개됐다. ‘빈센트’는 반 고희의 ‘별이 빛나는 밤’을 보고 영감을 받아 만든 노래로, 영화 ‘러빙 빈센트’의 엔딩 크레딧에 사용되기도 했다.
레너드 번스타인은 1957년 만들어진 뮤지컬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 OST로 설명됐다. 번스타인은 재즈적인 요소를 담아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를 클래시컬하게 만들었다. ‘나는 예뻐(I Feel Pretty)’, ‘아메리카’가 흘러나오자 관객은 고개를 끄덕이며 반가워했다.
이후 흘러나온 조지 거슈윈의 ‘랩소디 인 블루’는 번스타인이 직접 피아노를 치며 지휘한 콜롬비아 심포니 오케스트라와의 1958년 연주로 더 유명한 곡이다.
앙코르곡은 번스타인이 1979년 뉴욕 필과 함께 내한했을 당시 박정희 정부의 요구에도 강행했던 러시아의 쇼스타코비치 교향곡 5번이었다. 당시 공산국가 작곡가라는 이유로 해당 곡이 금지됐만, 번스타인은 이를 무시했다. 번스타인은 언제나 자유로우면서도 거친 행보를 보였다.
이날 진행된 ‘반 고흐, 번스타인을 만나다’는 라움의 명작 해설 브런치 음악회 ‘살롱 드 아르떼’ 중 하나다. ‘살롱 드 아르떼’는 3~11월 마지막 주 화요일 오전 11시에 열리는 라움의 대표적인 오전 공연 프로그램이다. 올해는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3월, 4월 마티네 콘서트가 모두 취소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