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유입 막아라"...문 걸어잠그는 지구촌

입력 2020-02-24 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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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파키스탄 등 환자 급증 이란 국경 봉쇄…오스트리아는 이탈리아와의 열차 통행 중단·요르단 등 한국 입국금지 국가도 늘고 있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코로나19)’이 세계적으로 대유행할 조짐을 보이면서 각국이 앞다퉈 국경 빗장을 걸고 있다.

23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터키와 파키스탄 등 이란 인접국들은 국경 출입국 검문소를 폐쇄하는가 하면 이란행 항공편을 중단시키는 등 일제히 국경 봉쇄에 나섰다.

이날 이란 보건당국이 자국 코로나19 환자가 전날보다 15명 늘어난 43명에 달하고 사망자는 8명으로 증가했다고 밝힌 영향이다. 또 785명이 코로나19 의심 증상을 보여 검사 중이다. 앞서 이란 정부가 지난달 31일 중국을 오가는 모든 항공편을 중단하는 등 선제 조치를 취했음에도 코로나19 환자가 급격히 확산하자 중동 국가들이 패닉에 빠진 모양새다.

터키 보건부는 이날 성명에서 “오후 5시를 기해 터키와 이란을 오가는 모든 고속도로와 철도 문을 닫는다”며 “이란에서 터키로 오는 모든 항공편도 중단했다”고 밝혔다. 터키에서 이란으로 향하는 항공편은 계속 운항한다.

파키스탄 국경수비대는 이란과의 국경을 봉쇄했다고 확인했다. 요르단과 아르메니아 등도 이란 접경 지역에서 차단에 나섰다.

또 이라크와 요르단 바레인 쿠웨이트 사우디아라비아 등은 자국민을 제외하고 이란에서 오는 모든 여행객 입국을 금지한다고 밝혔으며 이란을 여행한 자국민에 대해서도 14일간 격리 조치를 취한다. 쿠웨이트는 전세기 5편을 동원해 자국민 750명을 이란에서 탈출시켰다. 아울러 이란에서 오는 선박의 입항도 금지했다.

이란에 갔다가 코로나19에 감염된 환자가 레바논과 캐나다에서 이미 발견된 상태다. 이란 내 코로나19 진원지로 꼽히는 곰(Qom)은 시아파의 성지로 많은 해외 순례객이 방문했던 곳이어서 인근 국가는 물론 중동 전체에 비상이 걸린 상황이다.

오스트리아는 유럽에서 코로나19와의 전쟁 최대 격전지가 된 이탈리아와의 철도 통행을 중단하는 등 국경 관문을 걸어 잠그고 있다. 이탈리아는 이날 3번째 사망자가 발생했으며 확진 환자는 150명을 넘었다. 이에 이탈리아는 학교 휴교 조치는 물론 각종 전시와 공연, 축제, 스포츠 경기를 모두 중지하는 등 공격적인 대응에 나섰다.

중국에 이어 코로나19 타격을 가장 크게 받은 우리나라에 대해서도 세계 여러 국가가 입국 금지와 자가 격리, 입국 절차 강화 등 조치에 나서고 있다. 한국인 성지 순례객이 코로나19에 집단 감염된 이스라엘은 순례객들의 동선을 공개하는 한편 “24일 오전부터 이스라엘 시민이나 영주권자가 아니면서 한국과 일본에 14일 이내 거주했던 사람들에 대해서 입국을 거부한다”고 밝혔다.

한편 현지 언론매체에 따르면 이스라엘은 한국인 약 200명을 군 기지에 격리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우리나라 외교부에 따르면 이스라엘 이외에도 바레인과 요르단, 키리바시와 사모아, 미국령 사모아가 현재 한국을 대상으로 입국 금지 조치를 취하고 있다.

한편 영국과 카자흐스탄 등 일부 국가는 입국 절차 강화와 자가 격리 등에 나서고 있다. 영국은 한국에서 방문한 사람이 14일 이내 증상을 보일 경우 신고 및 자가 격리해야 한다고 규정했다. 카자흐스탄은 24일간 의학적 관찰을 의무화했으며 마카오는 최근 14일 이내 한국 방문자에 대해 체육관 등 별도 지정장소에서 강화된 검역을 받을 것을 명령했다.

더욱 전 세계 보건당국을 혼란에 빠뜨린 것은 중국 방문 이력이 없음에도 코로나19에 걸리는 환자가 늘고 있다는 것이다. 이탈리아에서 ‘슈퍼 전파자’로 꼽히는 38세 남성은 지난 19일 폐렴 증세로 입원했는데 이전까지 중국을 방문한 이력이 없으며 어떻게 감염됐는지도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코로나19는 완전히 새로운 바이러스다. 이 바이러스가 진행되는 동안 우리도 알아가는 중”이라고 경각심을 일깨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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