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될성부른 떡잎만 키운다” 이마트, 전문점 새판짜기 나섰다

입력 2019-12-08 14:45 수정 2019-12-08 1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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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렉트로마트·트레이더스 출점 가속…삐에로쑈핑·부츠는 축소

이마트가 사업 재편에 속도를 내고 있다. 잘되는 전문점은 키우고, 그렇지 않은 곳은 축소해 효율을 높이면서 각 전문점 특성에 맞게 성장 전략을 새로 짜고 있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이마트는 B급 만물 잡화점으로 불리는 삐에로쑈핑의 명동점 폐점을 검토 중이다. 명동점은 1~4층 건물 1025㎡(310평) 규모의 점포로 과거 H&B(헬스앤뷰티) 스토어인 ‘부츠’ 매장에 지난해 12월 삐에로쑈핑 6호점으로 오픈했다.

당초 이마트는 삐에로쑈핑 명동점을 출점하면서 외국인 관광객을 주요 타깃으로 삼고 마케팅 효과를 노릴 계획이었다. 명동은 서울 방문 외국인 관광객 중 80% 가까이가 들르는 대표 관광지인 만큼 해외 여행객에게 이마트의 신사업을 홍보할 최적의 장소로 꼽힌다.

명동점의 마케팅 효과는 충분하지만, 매출과 외국인 홍보 효과에 비해 상대적으로 임대료가 비싸다. 결국 이마트로서는 효율을 택한 셈이다. 이마트 관계자는 “현재 (폐업에 대해) 내부 논의 중”이라면서 “영업이 잘되긴 하지만, 명동의 높은 임대료 대비 수익성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삐에로쑈핑의 콘셉트에 맞게 출점은 계속 이어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이마트는 7월 비효율 점포 정리 차원에서 삐에로쑈핑 논현점과 의왕점도 영업을 종료했다. 두 매장 모두 문을 연 지 1년이 채 되지 않았지만, 만물잡화점이라는 삐에로쑈핑의 콘셉트를 나타내기에는 매장이 너무 좁다는 것이 이유였다. 이마트가 수익성 위주의 출점 전략을 택하면서 지난해 6월 코엑스에 1호점을 낸 이래 삐에로쑈핑은 현재 7개에 머물러 있다.

이마트는 불황 장기화와 오프라인 유통 부진에 따른 타개책으로 전문점을 미래 성장동력으로 삼고 있다. 2010년 펫용품 전문점 몰리스펫샵을 시작으로 현재 총 16개 브랜드의 전문점을 운영하고 있다. 올 3분기 기준 노브랜드가 230개로 가장 많고, 일렉트로마트가 45개로 그 뒤를 잇는다.

전문점 사업 확대를 표방하면서 덩치는 커지고 있지만, 아직까지 이익으로 연결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 문제다.

이마트의 올 2분기 전문점 매출은 2611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7% 성장했지만, 영업이익은 188억 원 적자를 기록해 지난해 2분기(160억 원 적자)에 비해 28억 원 적자 폭을 확대했다. 3분기 역시 전문점 매출은 2735억 원으로 전년비 26.1% 올랐지만, 영업손실 211억 원을 기록해 적자를 이어갔다.

이에 따라 이마트는 전문점 재편을 통한 내실 다지기 전략을 강화하는 모양새다. 실적이 나지 않는 H&B스토어 부츠는 지난해 34개에서 최근 15개로 몸집이 확연하게 줄었다. 몰리스펫샵도 지난해 36개까지 늘었다가 올해 3곳이 줄어 34개에 머물러 있다.

반면 잘되는 사업은 키운다. 시장에 안착했다고 평가받는 일렉트로마트와 노브랜드는 지속해서 매장을 확대하고 있다. 노브랜드는 상생 스토어를 중심으로 직영점을 확대하는 한편 프랜차이즈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할인점 집객 효과에 탁월한 역할을 하고 있는 일렉트로마트 역시 계속 추가할 방침이다. 매장도 ‘게임존’, ‘드론존’ 등 체험형 공간으로 구성해 주 고객층인 2030 세대를 공략한다.

창고형 할인 매장인 트레이더스 사업 역시 강화한다. 올해 서울 월계점과, 부천점, 부산 명지점 등을 오픈해 총 18개의 점포를 운영 중인 이마트는 2030년까지 50개 점으로 늘린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마트 관계자는 “트레이더스 사업을 강화하는 동시에 전문점 사업은 성장성과 수익성 전략 위주로 운영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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