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샤프와 모회사인 대만 혼하이정밀공업이 미국에서 TV용 대형 LCD 공장을 신설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8일(현지시간) 니혼게이자이신문이 보도했다.
이미 두 회사는 미국에 스마트폰과 자동차 등에 쓰이는 중소형 액정 패널을 생산하는 공장을 세우기로 했는데 두 번째 공장을 추가하려는 것이다. 미국은 TV 등 대형 LCD를 사용하는 제품의 가장 큰 소비시장이지만 그동안 아시아가 주력 생산거점이었다.
샤프와 혼하이는 미국에서 다양한 패널을 생산해 대형 TV와 자동차 항공 등 여러 부문에서 판로를 넓히려 한다고 신문은 풀이했다. 특히 샤프가 혼하이 산하에 들어간지 10개월이 지난 지금 내년 3월 마감하는 이번 회계연도에 흑자 전환이 예상되는 등 실적이 회복하자 공격적인 전략을 펼치고 있다.
양사는 중소형에 적합한 6.5세대 LCD에 이어 미국 2공장에는 대형용으로 가장 최신인 10.5세대 생산라인을 설치하는 방향으로 검토를 시작했다. 미국 현지공자 투자액은 총 8조 엔(약 82조 원)을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스마트폰과 차량용 패널이 주력이 될 중소형 공장은 생산능력이 월 6만 장으로, 동일한 크기의 패널 생산 주력 거점인 샤프의 카메야마 제1공장의 약 2배 규모가 될 전망이다. 오는 2020년 초까지 가동을 목표로 하는 미국 1공장은 자동차산업의 중심지인 미시간 주가 유력 후보지라고 신문은 전했다.
한편 미국 제2공장은 65인치 이상 대형 TV용 패널을 생산할 계획이다. 중서부 위스콘신 주 등이 후보지로 거론되고 있다. 현재 샤프와 혼하이는 중국 광저우에 오는 2019년 양산을 목표로 월 9만장 생산능력을 가진 대규모 공장을 건설하고 있다. 이에 양사가 공동 운영하는 사카이디스플레이프로덕트(SDP)를 포함해 미국과 중국, 일본 등 3국이 대형 패널 주요 생산거점이 된다.
다만 신문은 샤프와 혼하이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자국으로의 제조업 복귀 정책을 따라 새 공장 건설에 착수했지만 트럼프발 정치 불확실성이 변수라고 지적했다. 트럼프 정권과 러시아 정부와의 관계를 둘러싼 의혹인 러시아 게이트 등으로 정권이 흔들리면 미국에 공장을 지을 이유가 희미해져 전략을 재검토할 수 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