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재킹’과 ‘탈주’는 비슷한 점이 많다. 모두 남북의 대치 상황을 담고 있어서 ‘분단영화’의 계보에 놓을 수 있다. ‘하이재킹’이 남에서 북으로 가려고 했던 청년의 이야기라면, ‘탈주’는 북에서 남으로 가려고 했던 청년의 이야기다. 용대(‘하이재킹’)와 규남(‘탈주’)의 방향은 달랐지만, 지향은 같았다. 바로 인간답게 살고 싶다는 것. 실패해도 좋
1만9669명. 3월 전국에서 태어난 아이 수다. 3월 기준 출생아 수가 2만 명 밑으로 내려간, 사상 첫 숫자다. 여성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하는 출생아 수인 합계출산율은 1분기 0.76명으로 역대 최저치를 찍었다. 지난해 같은 기간 합계출산율 0.82명보다 더 낮다. 브레이크가 없다.
통상 출산율이 연말로 갈수록 떨어지는 경향이 강한 것을 감안하
전철역에서 내려 병원으로 가다 시간 여유가 있어 버스정류장 의자에 앉아봅니다. 엉덩이가 따뜻해집니다. 버스정류장이 겨울에는 난방이 되고 여름에는 에어컨이 되는 나라가 이 세상에 또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좋다, 정말 좋다는 생각을 하면서도 이런 호강을 과연 언제까지 계속할 수 있을지 하는 걱정이 마음 한편에 없지 않습니다. 호텔 같은 고속도로 휴게소 화장실에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작 '한국이 싫어서'장건재 감독 "젊은이들 왜 한국사회 힘들어하는지 주목해야"
20대 후반에 들어선 계나(고아성)는 한국 생활을 접고 뉴질랜드로 떠나기로 결심한다. 이유는 복잡하지만, 정리하자면 간단하다. ‘한국이 싫어서’.
4일 오후 부산 해운대 영화의 전당에서 열린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작 기자 시사회를 통해 공개된
하필 오랑캐와 왜구 사이 그 어디쯤을 고른 단군의 위치선정 때문에 한반도는 선택을 강요받는 역사를 반복해왔다. 후손들이 처한 지금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아 보이는데, 현 정부는 자발적 오랑캐의 수모를 감내하던 시절을 끝내고 토착왜구라는 비난을 감수하는 길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
어떤 선택이 옳았는지는 22세기 쯤은 되어야 제대로 판가름 나겠지만, 지나간
“청년만 대한민국 국민이냐”라는 볼멘소리가 곳곳에서 들릴 정도로 청년층만을 대상으로 한 각종 지원정책이 활발하다. ‘취포자(취업 포기자), N포세대’ 등으로 지칭되는 청년 층이 고금리에 목돈을 마련할 수 있도록 적금을 내놓는가 하면 소득공제 장기펀드도 선보였다. 목돈 마련과 부채 탕감 등 금융정책도 다양하다. 하지만 청년층에만 특혜를 준다는 지적과 현실과
새해가 시작됐다. 정권이 바뀐 탓인지, ‘국뽕’이 판치던 인터넷 커뮤니티 등에서의 여론이 사라졌다. 그러고는 한동안 사라졌던 ‘헬조선’이 다시 급부상하고 있다.
‘헬조선’은 젊은 층이 한국 사회를 냉소하며 ‘지옥(Hell)’과 ‘조선’을 결합해 만든 말로, 열심히 노력해도 살기가 어려운 한국 사회를 부정적으로 이르는 말이다.
국토교통부의 ‘둔촌 살리기
한때 지옥을 의미하는 ‘헬(hell)’과 우리나라를 의미하는 ‘조선’을 결합해 만든 ‘헬조선’이라는 말이 판쳤다. 그러다 문재인 정권 임기가 시작된 2017년 이후 우리나라에서는 ‘헬조선’이 하루아침에 180도 바뀌어 국가와 히로뽕(philopon)의 합성어 ‘국뽕’ 신드롬이 일었다.
‘국뽕’은 우리나라가 다른 나라에 돋보인 일을 했을 때 또는 역사,
"기성세대가 2030 밥그릇을 걷어찼습니다."
'공무원 특혜' 의혹이 불거진 지난해 세무사 2차 시험을 취재하는 과정에서 수험생들이 기자에게 던진 말이다. 문제를 제기한 수험생들의 준비 기간은 평균 5년. 시험 특성상 수험생은 2030이 대부분을 차지한다. 이들 중 82%가 이해하기 힘든 이유로 과락한 사이 20년간 공무원 생활을 한 기성세대는 규정상 과
한국은 시장경제와 자본주의 체제를 기초로 하는 국가다. 따라서 기업 등 민간 부문의 보수는 기본적으로 시장에서 결정되는 것을 따르면 된다. 시장에서 결정되는 임금을 줄 수 없는 기업은 퇴출될 것이고, 시장임금을 줄 수 없지만 국민경제를 위해 꼭 필요한 곳은 정부가 보조금을 주어 유지시킬 수 있다. 민간 부문의 소득분배 원칙은 이렇게 분명하나, 공무원 등 공
LH 땅 투기 사건으로 국민의 실망과 분노가 크다. 조속히 강력한 대책을 수립해야 한다. 우선 정확한 진단을 하고 올바른 처방을 내려야 한다. LH 직원이나 일부 공직자의 땅 투기가 본질이 아니다. LH의 부동산 투기는 빙산의 일각이다. 소수의 부자와 몇몇 대기업이 많은 땅을 소유하고, 온갖 탈법·편법으로 땅을 이용함에 따른 부작용이 터져나온 것이다. 땅
몇 년 전 대만을 방문했을 때 한 경제학 교수는 한국의 젊은 세대들이 한국을 ‘헬조선’이라고 부른다는 사실을 전해 들었다며 대만의 젊은 세대도 비슷하다고 했다. 대만의 젊은 세대들이 대만을 ‘귀도(鬼島)’ 즉 ‘귀신의 섬’이라고 부른다는 것이었다. 이유는 여러 가지였다. 중국에 종속된 경제체제, 고공행진 하는 부동산 가격, 좋은 일자리의 부족 현상 등 젊은
추 장관 아들 문제의 본질은 합법적 특권에 대한 분노
추미애 법무부 장관 아들의 군 병가 특혜 의혹 사건으로 나라 전체가 시끄럽다. 정기 국회가 열렸지만, 여당과 야당은 이 문제로 시간을 허송하고 있다. 민생은 뒷전이다. 국론은 사분오열이다. 지금이 이럴 때인가.
사건의 핵심은 법 위반 여부가 아니라 문재인 대통령이 강조한 공정의 문제다. 특히 병역 문
최근 다양한 연령대가 모인 한 식사 자리에서 역시나 부동산을 주제로 한 대화가 오갔다. 40대 가장은 아이들 학교 진학을 감안해 다른 동네로 이사해볼까 생각하다가 대출이 아예 불가능해져 허탈하다고 했다. 30대 기혼자는 2세 계획에 맞춰 집을 사야 하나 고민 중이었는데 전셋집의 매매 가격이 1년 사이에 1억 원 이상 오르는 걸 보고 ‘영끌’을 해도 집을 살
하도 헬조선 소리를 듣다 보니 정말 왕조가 열린 줄 착각을 하나 보다. 누군가 문재인 대통령이 태종이라더니 다른 이의 입에선 세종대왕까지 나왔다. 문 대통령이 왕이면 성은을 입은 어공들이야 절로 만조백관 반열에 드니 용비어천가 드높일 만도 하다. 하나 회사 다니는 우리는 졸창간에 노비 신세로 떨어지는 소리니 방정맞은 그 입 서둘러 다물라.
더구나 공화
배우 장미인애가 비판에 나섰다.
장미인애는 30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정부에서 "'4인 가족 100만 원' 생계지원금 결정 전망"이라는 제목의 기사 캡쳐글과 함께 정부의 이 같은 결정을 비판하는 글을 올렸다. 장미인애는 "짜증스럽다 정말. 돈이 어디 있어 우리나라에. 우리나라 땅도 어디에 줬지? 국민을 살리는 정부 맞나요? 저 백만 원의 가치가
극심한 경쟁 사회 속 뒤쳐지지 않기 위해 엄청난 노력을 쏟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팍팍한 삶과 불확실한 미래에 ‘헬조선 탈출’ 꿈꾸는 이들이 많다. 구인구직 매칭플랫폼 사람인이 성인남녀 4229명을 대상으로 ‘해외 이민’에 대한 설문을 진행한 결과, 60.2%가 한국을 떠나 이민을 ‘가고 싶다’고 답했다.
25일 설문에 따르면 연령대별로 30대가 66
젊은 정치인 많아져야 정치혁신 가능
전체 인구의 30%에 달하는 ‘2030 청년세대’를 대변할 국회의원은 단 세 명이다. 우리 정치에서 갈수록 심화하는 ‘청년 소외’ 현상의 현주소를 단적으로 나타낸다. 청년층을 대변할 정치인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보니 청년을 대상으로 하는 정책도 힘을 받기 어렵다. 정치적 소외가 정책적 소외로 연결되는 것이다. 현역
크리스마스에 가장 먼저 생각나는 영화를 꼽으라면 ‘나홀로 집에’가 아닐까. 꼬마 주인공 케빈(맥컬리 컬킨)은 전혀 뜻하지 않게 크리스마스에 혼자 집에 남게 됐지만(도둑도 잡았지만), 요즘 우리나라 사람들은 기꺼이(심지어 크리스마스에도 복잡한 게 싫어서) 혼자 집에 있길 원하는 이들이 많다.
전체 가구의 4분의 1이 1인 가구인 시대에 혼자 밥 먹고 술 마
‘국가부도의 날·블랙머니·머니톡스…’
영화계가 ‘모피아(옛 재무부의 약칭 ‘MOF’와 ‘마피아’의 합성어)’에 주목하고 있다. 금융자본주의가 지배하고 있는 현실에서 이미 알려진 결론이 새롭게 주목받을 게 있나 싶다. 하지만 당시 경제 상황이 ‘헬조선의 시작’이라는 IMF를 만들었다. 이후 우리는 ‘검은돈 잔치’의 함정에 빠져 약육강식의 시장 만능주의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