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와 동시에 챔피언이 아닌 고기 굽는 평범한 아저씨로 돌아갔고, 그 일상에서 최고가 되기 위해 또 다시 놀라운 성실성을 발휘했다.
여자복싱 세계 11개 기구 통합 챔피언 김주희(29ㆍ거인체육관)의 스승인 정문호 관장은 “한국에선 다시는 나올 수 없는 선수”라고 극찬했다. 그럼에도 그는 “나는 행운아였다”고 말할 뿐이다.
정문호 관장은 “김주희가 거지라면 누구도 믿지 않는다. 세계챔피언인데다 TV나 각종 미디어를 통해 얼굴도 많이 알려졌다. 그래서 더 안 믿는다”라고 말했다. 어쩌면 당연하다. 한때 11개의 챔피언벨트를 보유한 거물이 아닌가.
그러나 김주희가 세계챔피언이 된 2000년대 중반은 한국 프로복싱이 극심한 침체기에 접어들던 시점이다. 한국 여성 스포츠의...
그의 뒤에는 늘 정문호 관장이 있었다. 그는 오갈 데 없던 김주희에게 아버지이자 선생님이자 코치가 됐다. 그는 체육관에서 복싱을 가르치기 전에 책 읽는 법을 가르쳤다. 어른들이 운동할 때 체육관 한쪽 구석에 쪼그리고 앉아 책을 읽게 했다. 독서 후에는 항상 독후감을 쓰게 했다. 영어단어 외우기는 필수였다.
그러나 김주희는 정문호 관장이 남다르다는 것을 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