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장면에서 관객들이 진실로 보는 것은 주인공의 눈물이 아니다. 아버지를 두고 먼저 세상을 떠나야 하는 아들의 마음이다. 그런 점에서 영화는 나와 타인의 마음이 조심스럽게 교차하는 장소다. 저자 오영숙은 한국영화 속 마음 풍경들을 추적해 그것의 시대적 의미를 성찰한다.
시네필의 시대
시네필(cinéphile)과 문청(文靑)의 차이를 농담 식으로 얘기하는...
영화는 세상에 나올 수 있겠구나’ 생각했다"고 출연 결정 당시를 전했다. "드라마 ‘스카이캐슬’을 보고 날 캐스팅하고 싶다고 연락이 왔더라. 처음으로 감독 앞에서 오디션도 봤다"고 했다.
그는 “우리 영화제에 출품되는 작품도 소수자의 이야기가 많다”면서 “그들 삶을 들여다보고 상처나 아픔을 영화로 표현해서 보는 이가 간접적으로 느끼게...
영화 ‘이터널 선샤인’의 첫 장면도 주인공 조엘(짐 캐리)이 회사 출근을 위해 역에서 기차를 기다리다가 불현듯 어떤 기억이 떠올라 옛 추억을 향해 뛰어가면서 로맨스가 시작된다.
주어진 여정을 한 발 한 발 묵묵히 걸어가는 것도 의미가 있지만 이렇게 인생 행로를 과감히 벗어나 일탈을 해 보는 것도 전혀 의미가 없진 않다. 그레고리우스는 무작정 리스본에 도착하여...
영화 ‘라스트 사무라이’는 이쯤에서 시작된다. 남북전쟁이 끝나고 인디언과의 전투도 마무리되어 갈 무렵 알그렌 대위(톰 크루즈)는 심한 허탈감과 인디언 학살에 대한 트라우마를 겪고 있었다. 술로 나날을 보내던 그에게 새로운 제안이 들어온다. 일본 천황을 보필하는 군대를 훈련시켜 달라는 것이었다. 태평양을 건너간 그를 기다리는 건 천황과 대립하고 있는...
원작 만화 특유의 질감 표현을 거의 완벽하게 재현하는 데 성공한 것은 역시 일본이 애니메이션 강국이라는 사실을 다시금 깨닫게 한다. 스포츠 만화의 매력을 이만큼이나 살리는 영화는 당분간 보기 어려울 듯하다.
슛이 부족한 강백호에게 안 선생은 슛 연습 2만 번을 제안한다. “2만으론 부족하지 않을까요?” 백호의 의욕과 열정을 배워보자.박준영 크로스컬처 대표
구로자와 아키라 감독의 영화 ‘라쇼몽’을 보면 같은 사건을 놓고도 보는 사람에 따라 전혀 다른 해석과 입장을 보여 실체적 진실에 접근하는 게 얼마나 어려운지를 알 수 있다. 남편이 바로 옆에 있었지만 산적에게 겁탈당한(혹은 당했다고 주장하는) 여자와 아내가 자신을 배신했다고 주장하는 남편, 그리고 정당하게 결투를 벌여 여자를 차지했다는 산적의 주장이 서로...
뮤지컬 영화 ‘인생은 아름다워’의 주인공 세연(염정아)은 시한부 병명을 통보받고 자신의 첫사랑을 찾아 무작정 길을 떠난다. 오래된 앨범에서 꺼낸 사진 속의 미소년은 여전히 그녀의 가슴을 설레게 한다. 그 터무니없는 여정에 남편 진봉(류승룡)도 어쩔 수 없이 함께 나선다. 길 위에서 펼쳐지는 부부의 여러 추억과 행복했던 시간에 대한 반추는 지금의 시간이 얼마나...
드라마틱한 서사와 영웅적 행보는 충분히 그럴 만하다. 소설로는 이문열이 ‘불멸’을 통해 안중근의 거사 과정을 소상히 보여준 바 있고, 최근에는 김훈도 자신의 삶이 얼마 남지 않아 더 미룰 수 없다며 써 내려간 ‘하얼빈’이 베스트셀러 소설 분야 1위에 올랐었다.
그런데 영상 콘텐츠 쪽은 시원치 않다. 오래전에 서세원 감독이 사재를 털어 만든 ‘도마 안중근’은...
미래를 알아 다음 대통령이 누가 될지 미리 알고 정치적 베팅을 하여 승승장구한다든지, 밭떼기 분당의 땅을 사들이며, 잘나갈 주식과 회사를 사서 엄청난 부와 명예를 얻는다든지 하는 것은 누구나 한번쯤 상상해 보는 욕망임을 작가는 간파한 것이다.
영화나 드라마에서 선한 재벌을 보기란 정말 힘든 일이다. 이번에도 예외는 아니다. 불법 승계와 횡령, 배임, 조폭을...
잭은 타이어를 팔면서 우연히 찾아온 기회를 잡는다. 그리고 결국 모든 것이 정위치로 돌아온다. 그렇게 돌아가는 게 자연스러운 것처럼.
따뜻한 거실에서 눈 내리는 창밖을 보며 가족과 함께 봐도 좋은 영화이지만, 첫사랑의 상처를 혼자 곱씹으며 이랬으면 어땠을까 하는 상상을 해보는 것도 나쁘진 않을 듯하다.박준영 크로스컬처 대표
아무리 노력해도 천재를 따라가지 못한다는 절망의 하소연이었다. 그런데 혹자는 이런 생각도 하였다. “너희는 살리에르만큼이라도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재능 없음을 탓하는가?”
‘아마데우스’는 결코 한 번 보고 말 영화는 아니다. 영화를 여러 번 보다보면 새롭게 클래식의 세상에 진입할 수도 있지 않을까?박준영 크로스컬처 대표
이 영화는 아카데미 최우수작품상과 감독상을 받았다. 원작은 다시 한번 미국에서 TV영화로 만들어진다. 그리고 마침내 독일 자본과 독일인이 만든 ‘서부전선 이상 없다’가 올해 개봉되었다.
레마르크는 실제 1차 세계대전에 참여했으며 이후 반전 작가로 주목받는다. 전쟁에서 채 꽃이 피기도 전에 목숨을 잃는 청년들을 보면서 맹목적 애국주의와 제국주의의 탐욕이...
그로부터 1년 후 개봉된 영화 ‘강철비2: 정상회담’은 민족의 비원이 무산된 역사적 팩트를 되돌려, 가정화법으로 환치하여 서사의 상상력을 펼친 서글픈 판타지 무비다.
영화는 흥행에 실패했다. 여러 이유가 있지만 현실을 모사하려는 노력이 무색하게 스토리는 엇박자를 냈다.
트럼프를 연상시키는 미국 대통령의 이미지는 과도하게 가볍고 경망스럽게 표현됐고...
1992년에 아카데미 외국어영화상을 수상하면서 이탈리아 영화의 건재를 세상에 알리기도 했다.
2차 세계대전 막바지에 이탈리아 해군은 에게해의 작은 섬이 전략적 요충지라 판단해 병사를 파견한다. 그러나 그들을 섬에 내려다 준 배는 폭격으로 가라앉고 사령부와 실낱 같은 교신을 해온 무전기마저 고장이 나 고립무원의 상태에 빠진다. 처음엔 무인도인 줄 알았던 섬엔...
제각각의 고민과 희망을 안고 살아가는 사람들이 모여 가족을 이루고 문제가 생기면 진저리 나게 싫긴 하지만 또 힘을 합쳐 문제를 해결한다는 점에서 그렇다.
인디영화제인 선댄스에서 참신한 감각을 살린 영화로 호평받은 만큼 유쾌한 반란을 마지막에 보여준다. 가족은 뭉치면 힘이 세지나 보다.박준영 크로스컬처 대표
음악에는 그래미상, 영화에는 아카데미상, 연극 뮤지컬에는 토니상이 있다면 미국 방송프로그램의 최고 권위 있는 상은 바로 에미상이 아니겠는가?
K콘텐츠의 파워가 어디까지 뻗어갈지 심히 기대가 크다. 최근에 넷플릭스에서 ‘수리남’을 보았다. 솔직히 수리남이 나라 이름인지 처음 알았다. 무슨 물건 수리를 해주는 남자 얘긴가 했다. 어쨌든 이 드라마에 호평이...
영화를 보고 든 첫 번째 생각은 ‘MZ 세대들이 ‘헌트’의 소재로 쓰인 한국 현대사의 대형 사건들을 얼마나 알고 있을까? 모두 가상의 사건이라고 생각하지 않을까?’ 하는 거였다.
황정민이 절창의 연기를 보여준 이웅평 상위(우리 공군의 대위)는 1983년에 북한에서 전투기를 몰고와 삽시간에 남한을 전쟁 직전 혼돈의 도가니로 만든 주인공이다. 당시 라면을 먹다가 공습...
영화 ‘한산’은 스포일러를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 이미 승패와 결말을 관객들은 너무나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결국 감독이 ‘국뽕’의 감정을 얼마나 관객의 가슴속에 차올라오게 하느냐가 흥행 성공의 관건이다. 이미 한국에서 개봉된 영화(외화 포함) 관객 수 1위를 성취한 영화 ‘명량’의 제작자이자 감독인 김한민은 ‘명량’의 아쉬운 점을 영리하게 극복하고...
‘혼자만 보는 일기를 쓸 때에도 사람들은 거짓말을 한다.’ 쿠팡 플레이의 오리지널 드라마 ‘안나’의 오프닝 멘트이다.
쿠팡플레이는 모기업 쿠팡이 회원 유치를 위해 만든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플랫폼이다. 그동안 ‘SNL(Saturday Night Live)’을 자체 제작하거나 TV조선의 ‘미스터 트롯’ 다시보기 등으로 대규모 소비자 유입을 기대했으나 대박 히트작을...
‘86세대는 이제 정치판을 떠나라’는 소리도 듣고 벌써 꼰대에 뒷방 늙은이 취급을 받으며 풀이 죽어 살던 요즘의 7080세대들이 감격과 환희로 영화 ‘탑건:매버릭(탑건2)’의 톰 크루즈를 영접했다. 영화 초입은 1987년에 개봉한 ‘탑건’ 1편의 주제음악으로 시작한다. 익숙한 화면과 리듬이 나오면 가슴이 쿵쾅거리며 뛴다. 당시 함께 영화를 봤던 여자 후배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