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들레 홀씨 덕분에 노란 민들레꽃으로 뒤덮이는 밭을 바라보노라면, 홀씨를 뿌리며 멀리멀리 번져나가는 민들레의 진정 놀라운 생명력에 감탄하기도 한다. 하지만 고구마 순을 심어야 하는 농부 입장에서는 그것도 잠시, 지천에 널린 민들레가 원망스럽기만 하다.
미국의 역사학자이자 사회비평가였던 크리스토퍼 라시(Christopher Lasch)는 1979년 출간한 명저(名著)...
그는 ‘민들레의 영토’는 수녀원에서 체조를 하다 돌 틈에 핀 민들레를 보고 쓴 시집이라고 했다. 이 수녀는 나이가 들면서 수수한 민들레보다는 장미, 튤립처럼 강렬한 꽃들을 좋아하게 된다며 다음과 같은 말로 강연회를 마무리했다.
“행복이라고 하는 건 내가 먼저 노력을 해야 해요. 저 사람이 나에게 바라는 것을 내가 먼저 앞질러서 하면 훨씬 좋은 일이...
'민들레의 영토'를 읽으신 스님의 편지를 받은 그 이후 우리는 나이 차를 뛰어넘어 그저 물처럼 구름처럼 바람처럼 담백하고도 아름답고 정겨운 도반이었습니다. 주로 자연과 음악과 좋은 책에 대한 의견을 많이 나누는 벗이었습니다.
'…구름 수녀님 올해는 스님들이 많이 떠나는데 언젠가 내 차례도 올 것입니다. 죽음은 지극히 자연스러운 생명현상이기 때문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