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실, 인상을 그린 것으로 말하자면 중국과 한국에서 그린 사군자 중심의 문인화 이상의 것은 없겠다. 매화, 난초, 국화, 대나무의 실지 모양을 그린 게 아니라 화가의 가슴에서 이루어진 모양과 함께 화가가 함양한 서권기(書卷氣)와 문자향(文字香)을 그렸기 때문이다. 그림이야 인상을 그리는 게 더 가치가 있겠지만 선거는 사실에 근거한 판단이 필요하다. 잘 뽑도록 하자.
이처럼 서예는 함양된 ‘그 사람’ 자체를 표출하기 때문에 예로부터 “서예는 곧 그 사람이다[書如其人]”라고 여겨왔으며, 작품에 그 사람이 함양한 차원 높은 ‘서권기(書卷氣)’와 ‘문자향(文字香)’이 배어 있을 때 최상등의 작품으로 평가해 왔다. 문자도안인 캘리그라피와는 근본적으로 다른 것이다.
이 ‘다름’을 드러내기 위해 서예를...
특히 ‘문자향 서권기(文字香 書券氣)’에 대한 갈등은 그때나 지금이나 지속되고 있다.
뭐가 더 중요한 지는 결코 그 답이 나오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미술이란 이성의 체계 하에 있는 학문이 아니라는 거다.
‘아름답다’ 라던가 ‘숭고하다’ 같은 규정할 수 없는 감성을 다루는 미술은 교육이나 훈련으로는 특정 경지에 도달하기는 어렵다. 결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