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상 수상의 두 풍경
연말이 되면 각 언론사는 그해의 10대 뉴스를 뽑는다. 아마도 곧 그 결과가 드러날 것이다. 여기서는 문학계에 한정해 5대 뉴스를 한번 선정해 보면 어떨까? 물론 그것들이 다른 것보다 훨씬 배타적 중요성을 띠는 것은 아니고, 다만 우리의 일상에 작은 파문과 균열을 일으킨 사건들을 기억하자는 뜻이다.
올해를 뜨겁게 달군 뉴스는 지난 5월...
우리나라에서 시인과 소설가를 새로 등단시키는 사람들은 그간 많은 활동을 한 권위 있는 시인과 소설가와 평론가입니다.
그런데 시부문과 달리 소설의 경우는 문학인이 아닌 사람들이 오히려 소설가를 세상에 내보내는 게 아닌가 걱정스럽기도 합니다. 며칠 전에도 검찰이 발표한 대통령 피의 관련 부분에 대해 대통령의 변호사가 “그건 소설이다”라고 말했습니다....
인천공항을 떠나 일본 도쿄에 들러 나는 일본의 평론가 아이사와 가쿠(愛澤革) 선생을 처음 만났고, 그분과 함께 다시 비행기에 올라 미국을 향했다. 그때 아이사와 선생은 내게 송우혜 원작의 ‘윤동주 평전’을 번역하는 중이라고 인사를 하였다. 아이사와 선생은 2009년 일역(日譯)을 완성하여 후지와라(藤原)서점에서 두툼하게 책을 출간하였고, 내게도 우정의...
1901년 11월 12일 대한제국의 황태자(훗날의 순종)는 아버지 고종 황제에게 상소를 올린다. 다음 해가 고종이 망육(望六: 60세를 바라보는 나이인 51세)이며, 보위에 오른 지 40년이 되는 해니 성대한 잔치를 벌이자는 내용이다. 고종은 “백성들에 대한 일이 황급하니 진실로 이처럼 여유로운 일을 할 겨를이 없다”며 점잖게 황태자의 청을 거절한다(이하 인용은...
음악ㆍ미술인, 평론가, 방송인, 의사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직군의 100명이 자신의 서재를 소개하고 책과 스스로에 대한 이야기를 인터뷰 형태로 털어놨다.
‘지식인의 서재’에서는 100회를 맞아 100인의 지식인들이 추천한 최고의 인기 도서도 알아봤다.
추천 랭킹 1위에는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의 소설 ‘백년 동안의 고독’이 꼽혔다. 1982년 노벨문학상 수상...
‘강’이 갖는 흐름의 형상
원래 문학작품에서 ‘강(江)’이라는 제재는 역사의 흐름이나 민중의 저항성을 은유하는 데 주로 원용돼왔다. 이를테면 조명희의 ‘낙동강’이나 채만식의 ‘탁류’, 여상현의 ‘영산강’ 등 일제강점기의 ‘강’은 그 자체로 역사의 수난과 민중적 저항을 동시에 표상하는 상징으로 채택돼왔고, 신동엽의 ‘금강’이나 신경림의 ‘남한강’...
지난 반세기 동안 가장 영향력 있는 싱어송라이터, 그리고 음유시인으로 불린 밥 딜런의 노벨문학상 선정 소식에 “문학에 대한 몰이해와 테러”(조재룡 문학평론가) “노래와 시는 밀접하게 연계됐다. 딜런은 음유시인적 전통의 명철한 계승자다. 스웨덴 한림원의 위대한 선택”(소설가 샐먼 루시디) 등 국내외 찬반 양론이 극명하게 엇갈린다.
하지만 찬반의...
19일 2회차 강연에는 '조선 실학자, 라이벌 다산과 연암'이라는 주제로 고미숙 평론가를 초청, 조선 최고의 문인이자 학자로서 역사에 큰 족적을 남긴 다산과 연암의 넓고도 깊은 문학적 세계관을 살펴볼 예정이다.
21일 3회차에는 희망 중학생 40명을 대상으로 남양주 다산유적지를 탐방, 다산문화교육원 안미옥 사무국장의 안내로 ‘낮은 담 너머로 백성들을 바라본...
존경하는 문학평론가 황현산 선생이 자신의 칼럼과 인터뷰에서 종종 언급했기 때문이기도 하고, 나 역시 낮에 했던 부끄러운 일을 밤이 돼서야 겨우 달랜 적이 많아서다.
선생은 자신의 저서에서 이를 인용하면서 낮은 이성의 시간, 밤은 상상력의 시간이라고 칭했다. 또 밤은 시인이 낮에 겪은 분열을 치유하고 봉합해 새 언어를 써내는 회복의 시간이라고 했다.
특히...
재난의 상상력과 문학=최근 우리는 한반도에 지진이 일어나는 것을 경험하면서, 자연적 재난이 언젠가 우리 삶에 한 번은 찾아오지 않을까 하는 근심을 갖게 되었다. 그런가 하면 사회적 재난도 뜻하지 않게 겪는 일이 빈번해지면서, 그러한 재난을 극복해야 하는 순간을 여러 차례 맞아가고 있다.
사전상의 ‘재난’은 뜻하지 않게 생긴 불행한 변고나 천재지변으로...
지역문학의 현황
우리가 ‘지역’ 혹은 ‘지역문학’에 관해 생각해보는 것은 한국 사회를 구성하고 있는 인적·제도적 역학의 현상을 따져보는 일이기도 하고, 새롭게 생성되는 탈(脫)중심의 가치들에 대하여 측면적으로 탐색해보는 일이기도 할 것이다. 우리가 잘 알듯이 한국문학은 ‘중앙’이라고 통칭되는 범주로의 집중이 가속화하여 지금은 그 현상이 이미...
청춘의 문학
한국문학은 오랫동안 ‘청년문학’의 외관을 띠고 전개되어왔다. 근대 초기에 육당 최남선이 만든 잡지가 ‘소년(少年)’과 ‘청춘(靑春)’이었을 때, 이미 한국문학은 ‘순정(純情)한 소년배(少年輩)’들이 ‘청춘’을 바치는 이야기로 시종할 운명을 가지고 시작되었다고 할 수 있다.
그 뒤를 이은 ‘창조(創造)’나 ‘폐허(廢墟)’, ‘백조(白潮)’ 역시...
연세대 교수인 문학평론가 오문석은 저서 ‘박인환’에서 그를 “모더니즘과 리얼리즘의 경계에 서 있는 시인”이라고 정의했다. 그는 통속을 싫어하고, 원고 쓸 때는 구두점 하나에도 민감했으며 싫어하는 사람과는 차도 한 잔 함께 마시지 않는 결벽증이 있었다.
강원도 인제가 고향인 그는 서울 덕수초등학교, 황해도 재령군 명신중을 졸업했다....
6)는 불행한 결혼 생활로 인한 두 남자와의 갈등과 여동생의 죽음으로 처절한 고난을 감내해야 했으나 이에 굴하지 않고 멋진 작품을 내놓았다.” 미술평론가 최광진의 ‘찬란한 고독, 한의 미학(천경자 평전)’ 중 일부이다.
그는 전남 고흥군에서 군 서기의 딸로 태어났다. 어릴 때부터 그림에 소질이 남달랐던 그는 일본 도쿄(東京) 여자미술전문학교(현...
벌써 천년 가까이를 헤아리는 이 오랜 문학 양식은, 정형 율격에 안정된 시상(詩想)을 담는 전통적 그릇으로 인지되어왔다.
그래서 그 안에는 정격(正格)의 사유나 감각이 담기는 것이 가장 어울려 보이고, 파격의 형식이나 복잡한 정서는 불편해 보였던 것이 사실이다. 그만큼 시조는 사물과의 불화보다는 화해, 새로움의 발견보다는 익숙함의 확인, 갈등보다는 통합...
노벨문학상과 아카데미영화제 각본상을 받았다. 특히 “수준 높은 지성과 번뜩이는 유머 감각으로 비판 대상을 단숨에 풍자하는 능력의 소유자”(전기작가 헤스케드 피어슨의 저서 ‘버나드 쇼-지성의 연대기’)로 유명하다.
더블린에서 태어난 그는 아버지가 사업에 실패하는 바람에 어렵게 자랐다. 음악 애호가인 어머니의 영향으로 성악 레슨을 받은 것이...
문학평론가 황정아는 “잘 빚어진 소설의 세계는 어떤 완결의 인상을 남긴다. ‘삶이란 바로 이런 것이지’하는 느낌”이라며 은희경의 소설을 극찬했다.
이외에도 ‘행복이라는 말이 없는 나라’(한창훈 저), ‘쇼코의 미소’(최은영 저), ‘바람의 사자들’(배미주 저), ‘오빠 알레르기’(고은규 저), ‘이순신의 7년 3’(정찬주 저)이 독자들을 한여름 속 서재로...
채만식(1902.7.21~1950.6.11)은 일제강점기 일본의 만행에 풍자의 칼날을 세운 소설가, 극작가, 문학평론가, 수필가다. 호는 백릉(白菱), 채옹(采翁). 그는 “반어적이고 풍자적인 회화 기법으로 식민지 시기 한국문학을 이끌었다”(‘한국문학전집 385’ 편집자 서문)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전북 군산시에서 태어난 그는 일본 와세다(早稻田)대 문과에 입학했으나 간토...
하지만 이러한 ‘옥에 티’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는 윤동주의 문학적, 사상적 생애와 함께, 일본 경찰에 체포되어 심문받고 죽어 가는 조선 청년들의 마지막을 실감 있게 보여주었다. 특별히 송몽규의 존재를 대중에게 알린 점 또한 고무적이라 생각된다. 극중에서 정지용으로 출연한 배우 문성근은, 윤동주나 송몽규의 북간도 친구였던 문익환 목사의 아들이니까, 일종의...
소설가 한강은 28일 네이버 TV캐스트 라이브 ‘한강 작가에게 흰을 묻다’ 방송에 출연해 신형철 문학평론가와 대담을 진행했다.
이날 방송에서 한강은 독자의 질문에 직접 답하는 시간을 가졌다. 한 독자는 ‘글을 쓰시는 동안에 현실적인 상황(경제적 어려움·부모님의 압박 등) 때문에 글쓰기를 포기한 적이 있는지. 그럴 땐 어떻게 했나’라는 질문을 올렸다.
이에 대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