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이 한국은행의 기준금리가 종전 연 2.25%에서 2.00%로 인하되면서 수익에 직격탄을 맞게 됐다. 예·적금 금리 인하는 소비자들의 거센 반발을 불러올 수 있어 내리기 어렵고, 대출금리는 재빨리 내리지 않으면 이 또한 여론의 비난 대상이 되기 때문이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은행들은 이날 사상 최저 수준의 기준금리 인하가 결정되자, 향후 예금·대출금리 추가 인하가 불가피한 상황에서 영업의 핵심 지표인 순이자마진(NIM)이 하락, 수익성에 한층 타격을 받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고객의 반발이 심해 수신금리는 큰 폭으로 내리기 어렵고, 대출금리는 재빨리 내리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이라며 "NIM이 악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기업은행 관계자도 "현재까진 은행이 NIM을 어느 정도 확보하고 예금을 받았지만, 앞으로는 장담하기 어렵다"며 "수익성이 나빠지는 것은 명약관화하다"고 말했다.
실제 시중은행의 NIM은 지난 2005년 2.8%에서 지난해 1.9%까지 줄어들었다. 올해 상반기 은행지주회사 연결당기순이익은 4조 9000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약 2조 6000억원(110.7%) 늘기는 했다. 하지만 이는 유가증권 평가·처분 등 비이자이익이 늘어난 일회성 요인의 영향이 크다. 반면 이자이익은 NIM 하락 등으로 지난해 상반기보다 약 5000억원 줄었다.
한편 기준금리 인하로 주택담보대출 영업이 활성화할 가능성은 있다. 실제로 한은은 지난 7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오제세 의원(새정치민주연합)에게 제출한 국정감사 자료에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내리면 가계부채가 1년간 0.24% 증가한다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주택 거래량 증가와 대출금리 인하로 가계대출이 더욱 증가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