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병원 “‘공급과잉’ 빠진 한국경제…고급화로 수요 늘려야”

입력 2014-10-1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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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로 금리여도 수요 없으면 투자 일어나지 않아”

“수요가 늘어날 조짐이 안보이는데 어느 업종이 섣불리 투자하겠는가. 고급화를 통한 수요 창출만이 살 길이다”

박병원 전국은행연합회장(서비스전국은행연합회장)이 공급과잉의 늪에 빠진 한국경제에 던진 제언이다.

박 회장은 10일(현지시간) 국제통화기금(IMF)·세계은행(WB) 연차총회 참석차 미국 워싱턴을 방문한 자리에서 기자들과 만나 “경제활성화를 가로막고 있는 최대의 벽은 ‘수요부족’이다. 이를 뒤집어 얘기하면 ‘공급과잉’이 심각하다는 의미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반도체ㆍ철강ㆍ조선ㆍ자동차 등 제조업 뿐만 아니라 서비스업에서도 김밥가게에서부터 변호사ㆍ의사 등 전문서비스직까지 공급과잉에 시달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수요가 없고 공급이 넘쳐나는 상황에선 금리가 제로라 할지라도 투자가 불길처럼 일어나는 것은 아니다”고 잘라 말했다. 투자를 결정하는 것은 곧 ‘미래의 수요’라는 의미다.

특히 10여년째 제자리걸음만 하고 있는 서비스산업 발전을 위해선 질적 성장, 즉 고급화를 통한 고부가가치 창출로 적극적으로 수요를 키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회장은 “매일 세끼먹던 밥을 더 먹을 수는 없지 않느냐”며 양으로 수요 늘리는 것은 한계에 부딪힐 수 밖에 없다는 점을 그 근거로 들었다. 결국엔 질을 높여 5000원짜리 밥을 사 먹던 이들이 10000원짜리로 눈길을 돌릴 수 있는 수요를 만들어나가는 데 집중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그래야 기업이나 개인사업자의 이익이 늘어 세금을 더 낼 수 있고 만성적인 세수 부진문제도 해결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박 회장은 한국경제의 버팀목인 제조업 수출이 중국에 자리를 내주고 있는 만큼 관광과 의료 등 서비스업 수출을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제는 중국과 FTA(자유무역협정)를 맺을 때도 서비스산업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요우커(遊客·중국인 관광객)가 쇼핑하러 한국에 몰려들고 있는 것은 지리적으로 가깝고 자국의 명품을 믿지 못하기 때문인만큼 지금 이대로 가면 반드시 머지않아 끊어질 수 있다”며 케이블카 설치 규제 완화와 관광자원 개발, 인프라 확충 등 서비스업 활성화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서비스산업발전을 위해 정부가 추진 중인 규제개혁과 관련해서는 “지금까지 손톱 밑 가시만 뽑았지, 진짜 가시인 목구멍 가시는 하나도 못 뽑았다”고 평가했다.

박 회장은 또 비은행 산업이 제대로 성장하지 못하는 이유 중 하나로 ‘규제’를 꼽으면서 “균형 있는 성장을 위해 금융 그룹을 만들어 놓고도 변함없이 은행 중심으로 가는 것은 참 잘못한 것”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그는 “재벌들이 여전히 제조업 중심이어서 계열사들 중에서도 비은행계열은 찬밥이고, 금융그룹에서도 비은행이 대접을 못 받고 있어 한국의 은행 산업은 포화상태가 됐다”며 “비은행산업이 성장 발전 여지를 좀 더 갖고 있는데도 은행쪽 보다 더 나빠 금융산업 전체가 아무것도 되는 게 없다”고 비판했다.

올해 금융권의 가장 큰 이슈였던 이른바 KB금융 사태에 대해서는 “작은 문제를 갖고 큰 문제로 만들어놓은 전형적인 케이스”라면서도 구체적인 언급은 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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