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투자회사들이 중국 채권시장을 정조준에 나섰다고 13일(현지시간) 미국 CNBC가 보도했다. 그간 외국 투자자에게 폐쇄적이었던 중국 채권시장이 급성장세와 함께 빗장이 풀린 데 따른 것이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따르면 도이체방크, 크레인셰어 글로벌X펀즈와 반에크글로벌 등 최소 4곳이 중국 본토 채권 관련 상장지수펀드(ETF) 상품 출범을 계획하고 있다. 일부 펀드는 중국 국채와 회사채 등 위안화 자산에 투자, 나머지는 기업 어음 등처럼 보다 세분화된 부분에 초점이 맞춰져 투자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미국 투자자들은 중국 채권시장에 대한 접근성을 한층 더 확보할 수 있게 됐다. 이는 투자시장에서 상당한 영향을 가져올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X펀드의 브루노 델 아마 최고경영자(CEO)는 “그간 외국투자자들의 접근을 제한해온 터라 (중국) 시장에 대한 접근성이 개선된 것은 개인투자자나 기관투자자들에게 매우 매력적으로 작용하고 있다”면서 “중국 시장이 커지고 중국 정부가 자산시장에 대한 규제를 완화하면서 더 많은 투자자가 진입하기를 고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 국채시장 규모는 3조 달러(약 3200조원)에 이르며 지난 8월 말 기준으로 중국 내 회사채 시장규모도 1조5000억 달러로 성장했다. 올 들어 중국 기업들이 회사채 발행을 통해 새로 2610억 달러를 조달한 덕분이다. 지난 6월 국제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중국의 회사채 시장이 세계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미국을 넘어섰으며 향후 5년 안에 글로벌 회사채시장의 3분의 1을 차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중국 채권시장은 환율은 물론 디폴트(채무불이행)나 정부 규제 등 리스크가 높지만 미국 국채를 비롯한 다른 국가 채권과 비교하면 증시 연관성이 낮은데다 상대적으로 고수익을 노릴 수 있다는 점에서 투자자들에게 매력적으로 비치고 있다.
실제로 중국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4% 내외지만 미국과 영국 10년물 국채는 2.3% 정도에 그친다. 특히 일부 투자자들의 기대처럼 중국 경제성장 속도가 더 둔화한다면 금리가 떨어져 이들 채권의 가치는 더욱 오를 것이라고 CNBC는 전했다. 채권 금리는 가격과 반대로 움직인다.
세실리아 챈 HSBC 글로벌자산운용 아시아·태평양 채권 부문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수익률이 매력적인 수준”이라면서 “미국과 유럽 투자자들이 자국에서 얻을 수 없는 수익률을 얻고자 중국을 바라보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