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진정으로 학생을 위하는 길은 무엇인가

입력 2014-10-10 1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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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혜은 사회팀 기자

“자사고(자율형 사립고) 이슈에 묻혀서 다른 교육 의제들이 빛을 보지 못해 안타깝다.”

취임 100일을 맞이한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지난 8일 기자회견 현장에서 털어놓은 속내이다.

조 교육감의 말처럼 현재 서울시 교육청의 핵심 이슈는 자사고 폐지 문제를 둘러싼 갈등이다. 지난달 시 교육청은 지정취소되는 자사고 8곳의 명단을 공개했고 청문회도 진행했다. 그러나 지목된 학교들은 청문 절차를 포함한 모든 행정행위에 대해 일절 응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내놨으며 법적 대응을 준비하고 있다.

시 교육청과 자사고, 교육부까지 얽혀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이 문제는 지켜보는 사람마저 막막하게 만드는 불통의 장이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조 교육감은 자사고 폐지 입장을 다시 한 번 분명히 했다. 조만간 시 교육청 측의 입장이 정리되면 사태는 기약없는 법정 싸움으로 이어질 확률이 높다.

이 경우 가장 큰 피해를 보는 이들은 교육감도, 자사고도 아닌 학생들이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요동치던 교육정책에 혼란스러워하던 학생들은 이제 교육감이 바뀔 때의 파장에도 대비해야 하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교육이 결국 현실적으로는 ‘대학입시’란 하나의 관문을 향해 달려간다는 점을 감안하면 십여년에 걸친 레이스에서 언제 발생할지 모르는 변수까지 고려해야 하는 학생들은 긴장을 풀 틈이 없다. 이쯤되면 과연 누구를 위한 ‘자사고’이고 누구를 위한 ‘평등 교육’인지 아리송하다. 어른들의 정책 겨루기에 학생들만 맥없이 끌려다니고 있는 셈이다.

조 교육감은 “오로지 학생과 교육만 생각하겠다”란 말로 앞으로 남은 임기에 대한 각오를 다졌다. 하지만 그가 강조하는 ‘교육 불평등 개선’에만 치우쳐 자칫 중간에서 신음하는 학생들의 목소리는 놓치고 있는 것이 아닌지 짚어봐야 할 때이다. 진정으로 학생을 생각한다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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