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영기 우리은행장의 2위 집착증

입력 2006-09-07 11:08 수정 2006-09-07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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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영기 우리은행장이 은행권 2위 쟁탈전에 불을 붙였다.

황영기 우리은행장이 금융권 2위는 우리은행, 우리금융지주라는 점을 강조하고 나섰다.

LG카드를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낙점받은 신한금융지주와의 금융권 2위 경쟁론에 대한 경계심을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황 행장은 지난 7일 월례조회에서 “은행권 2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며 “은행 규모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여수신 규모다. 8월말 현재 우리은행의 총대출은 91조원, 총예금 85조5000억원으로 신한 85조원, 81조7000억원 보다 상당히(?) 앞서고 있다”고 강조했다.

황 행장은 또 “한때 신한은행이 조흥은행과 합병하면서 (우리은행을) 앞지른 적이 있지만 6개월도 채 안돼 우리가 신한을 따돌렸고 지주회사 차원에서도 계열 은행을 합치면 은행부문 자산은 우리금융 218조원, 신한지주가 207조원으로 차이가 더 벌어진다”며 “이렇게 확실하게 차이가 나는데 2위가 누군지 헷갈리는 것은 말이 안된다”고 말했다.

지난 몇 년간 국내 은행장들이 월례 조회 등을 통해 행내 분위기를 다잡기 위해 ‘은행 대전(大戰)’에 대비해야 한다는 내용을 강조했다. 그러나 황 행장처럼 ‘우리가 2위다’라고 대놓고 선언하는 식의 발언은 없었다.

이번 황 행장이 월례조회에서 밝힌 우리은행의 2위 강조는 물론 언론 등에서 2위 쟁탈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흐트러질 수 있는 행원들의 분발을 촉구하기 위한 것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굳이 신한은행, 신한지주와의 구체적인 비교까지 해가면서 2위를 강조한 것은 LG카드 인수전에도 뛰어들지 못한 황 행장의 아쉬움과 경계심이 담겨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황 행장은 “이제부터 은행권의 1등이 되기 위한 전쟁의 시작”이라며 은행간 경쟁은 좋은 것이라고 강조했지만, 굳이 신한은행과 비교한 것은 1위가 아닌 2위 자리를 고수해야 한다는 황 행장의 압박감이 표출된 것으로 해석될 수도 있다.

황 행장은 또 “우리가 경쟁의 주도권을 잡아야지 수세적으로 가면 이기지 못한다”며 은행권 경쟁을 주도해 나갈 것을 강조했다.

2위 자리를 놓고 벌어지고 있는 우리와 신한의 대결은 당분간 피할 수 없는 일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나온 황 행장의 발언을 두고업계에선 선두 은행들 간의 세 다툼에서 '불에 기름 붓는 격’이 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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