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리에 전 제일은행장, "해외지점 활용해야 국제 경쟁력 확보"

입력 2006-09-06 1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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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일은행장을 지낸 윌프레드 호리에 일본 아에루 대표는 한국 은행중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곳으로 국민은행과 신한은행을 꼽았다. 그러나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한국의 은행들은 해외지점망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호리에 대표는 지난 1일 한국소비자금융협의회 관계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해외 지점망 활용도를 높이라고 충고했다.

호리에 대표는 “한국의 시중은행은 해외 지점을 너무 잘 활용하지 못한다. 제일은행도 오랜 기간 동안 일본에 지점을 두고 있었지만 재일교포나 주재원들만을 대상으로 한 영업이었다”며 “왜 현지인을 대상으로 영업을 하지 않냐고 물었더니, 영업을 하기 힘들다고 답했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 은행들의 해외 지점에서 현지영업을 못하는 이유로 ▲낮은 언어구사능력 ▲현지시장에 대한 이해부족 ▲몇 년 있다가 한국으로 돌아가는 일의 반복으로 해외영업 실력 및 노하우 결여 등을 꼽았다. 해외 지점의 인력 대다수가 한국 본사에서 파견됐기 때문에 이 같은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호리에 대표는 "해외 지점은 현지 전문가를 고용해서 현지 시장 속으로 들어가서 현지인을 대상으로 한 영업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것이 필요하다"고 충고했다.

한국의 은행 중 국제적 경쟁력을 갖춘 은행에 대해서는 외환은행을 인수한 국민은행, LG카드를 인수한 신한은행 등 M&A를 통해 규모를 키운 은행들을 꼽았다.

호리에 대표는 “국민은행이 외환은행을 인수하는 것이 가장 큰 기회가 될 것이다. 소매금융에 강한 국민은행이 해외 영업에 강한 외환은행을 인수하게 되면 시너지 효과가 클 것으로 본다”며 “LG카드를 인수하게 된 신한은행도 국제적 경쟁력을 갖추게 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일부 은행은 외국계 은행처럼 소비자금융시장에 진출을 시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호리에 대표는 “모든 은행이 소비자금융업에 진출하지는 않겠지만 일부 은행 중에 소비자 금융업에 진출하는 곳도 나타날 것”이라며 “현재 은행영업에서 큰 이익을 내고 있는 상황에서, 이미지를 손상시켜가면서까지 소비자 금융업에 진출해 수익을 약간 늘리겠다는 곳이 많지는 않을 것이지만, 씨티그룹, SC처럼 논뱅킹 쪽에 진출하는 곳이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에서 은행장으로 재직한 만큼 정부의 규제에 대해서도 쓴 소리를 했다.

호리에 대표는 “정부의 규제에 대한 실책은 일본을 잘 지켜봐야 한다”며 “정부는 전문가들이 아니다. 일본의 경우 정부가 시장을 조정하려고 했고, 일부은행들은 정부가 시키는 데로만 하다가 큰 문제를 만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서 “규제는 풀고 시장에 맡기는 것이 필요하다”며 “금융기관이 창조적인 영업을 해야 하는데, 정부의 규제로 제대로 된 영업을 하지 못하면 안 된다”고 지적했다.

한편 일본 소비자금융 시장에 대해 호리에 대표는 "일본 생산활동 인구 6500만명 가운데 소비자 금융을 이용하는 사람은 2000만명에 불과하다"며 "정부가 금리상한선을 20% 이하로 내려고 하는 등 해결해야 할 문제가 많고 일본 소비자금융의 역사가 오래 됐지만 아직도 시장이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한국 소비자금융시장에 대해서는 일본보다 성장잠재력이 크다고 바라봤다. 은행을 이용하는 고객과 소비자금융을 이용하는 고객층이 분리돼 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한편 호리에 대표가 재직하고 있는 아에루는 일본의 중견 대부업체로 지난 2003년 부도를 맞았으나 이를 론스타가 인수하며 현재 대출잔고 1300억엔을 기록하고 있다. 호리에 대표는 론스타의 인수 후 대표로 취임했다.

호리에 대표는 당분간 아에루가 한국에 진출할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호리에 대표는 “지난해 4월 2010전략(2010년까지 대출잔액 2010억엔, 영업이익 100억엔, 500개 지점)을 시작했다”며 “언제 목표를 달성하게 될지 알 수 없지만 우선은 이 회사를 좋게 만들어서 IPO를 하는 것이 우선인 만큼, 현재로써는 (한국진출에 대한) 특별한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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