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무장 상태에서 백인 경관의 총에 맞아 숨진 흑인 청년 마이클 브라운(18)의 장례식이 25일(현지시간) 미국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시의 한 교회에서 엄수됐다.
장례식에는 브라운의 유족과 친지를 비롯해 마틴 루터킹 3세 등 2500명이 참석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도 백악관 관리 3명을 보내 브라운을 추모했다. 교회 측은 이날 4500명의 조문객이 브라운의 마지막 가는 길을 배웅했다고 밝혔다. “장례식 평화롭게 진행되기를 바란다”는 브라운 부진의 소망에 따라 이날 장례식은 경찰과 별다른 충돌 없이 치러졌다.
그러나 추모객들은 “정의없이는 평화도 없다”며 브라운에 총격을 가한 대런 윌슨 경관이 감옥에 갈 때까지 시위는 계속 이어질 것이라며 윌슨 경관의 조속한 처벌을 주장하기도 했다.
브라운은 지난 9일 퍼거슨 시 외할머니 집 앞에서 윌슨의 총에 최소 6발 이상 맞고 숨졌다. 특히 당시 브라운은 양손을 들고 경찰의 지시에 순순히 따랐음에도 무참히 총격을 당했다는 목격자 증언이 이어지면서 그의 죽음은 미국 내에서 인종차별 논란으로 비화했다.
브라운의 무고한 죽음에 항의하는 시위대는 10일 밤부터 퍼거슨시 웨스트 플로리샌트 거리를 점거하고 이를 제지하려던 경찰과 맞섰다. 시위대가 화염병을 던지자 경찰은 최루탄·섬광 수류탄으로 맞서면서 시위와 진압은 날이 갈수록 격해졌다. 특히 사건 발생 엿새 만에 경찰은 발포 경관의 이름을 발표했으나 브라운을 절도 용의자로 몰아 시위대를 더욱 자극했다.
사태가 악화하자 제이 닉슨 미주리 주지사는 지난 17일 퍼거슨시 일원에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야간 통행금지 명령을 내린 데 이어 18일에는 주 방위군까지 동원해 시위대 진압에 나섰다.
휴가 중인 오바마 대통령까지 나서 성명을 발표하고 시위대에 진정을 호소한 뒤 미국 최초 흑인 법무장관인 에릭 홀더를 20일 사태 해결을 위해 퍼거슨으로 파견했다.
세인트루이스 카운트 대배심이 윌슨 경관의 기소 여부를 결정할 자료 검토에 착수했지만 윌슨 경관을 옹호하는 ‘백인 시위대’가 세력을 확장하는 등 인종 갈등은 여전히 남아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