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미래부, 업무보고서 디자인에 혈세 ‘펑펑’

입력 2014-08-18 08:25 수정 2014-08-18 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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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창조과학부가 지난 2월 있었던 대통령 신년업무보고 자료 디자인 비용으로 1300만원을 지출한 것으로 드러났다. 작년에도 같은 명목으로 1700만원을 썼다. 대통령 1인을 위한 보고서 디자인 비용치고는 과한 금액이 아닐 수 없다는 지적이다.

새정치민주연합 우상호 의원이 18일 미래부로부터 받은 예산내역을 분석한 결과 미래부는 지난 2월 17일 있었던 35페이지 분량의 대통령 업무보고 PPT자료를 만들기 위해 A디자인 업체에 1350만원의 용역비를 사용했다. 보고서 1페이지를 만드는 데 39만원이 들어간 셈이다.

이처럼 큰 비용이 발생한 건 보고서 마감 시한에 쫓겨 다급했던 미래부가 A업체가 제시한 인건비를 그대로 받아들였기 때문이다.

미래부와 A업체가 맺은 계약서에는 대통령 업무보고서를 만들기 위해 투입된 인원이 2명으로 돼 있다. 총 15일이 걸린 보고서 작업 인원의 1인당 하루 인건비는 34만9000원으로 책정됐다. 4일간의 야근수당(1인당 25만3750원)을 더해 총 소요비용 1250만원, 여기에 부가세 10%를 포함해 1375만원인 견적을 미래부가 25만원 깎아 최종적으로 1350만원을 지급했다.

그러나 관련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미래부가 지급한 비용은 업계 평균과 비교했을 때 2배 가까이 비싼 금액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 동종업계 관계자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대개 15년 이상 경력을 가진 베테랑들도 PPT 자료를 만드는 데 하루 일당이 적게는 15만원에서 아무리 많아도 25만원을 넘지 않는다”고 밝혔다.

미래부는 작년에도 대통령 업무보고 자료 디자인 비용으로 1720만8000원을 사용했다. 총 분량은 161페이지였다. 당시 디자인을 맡은 B업체는 인건비 대신 페이지별로 12만~20만원을 산정했다. 이것과 비교해 봐도 올해 작성한 보고서 디자인 비용이 얼마나 과다했다는지 알 수 있다.

이에 대해 미래부 측은 “10년 이상 된 잘하는 분들한테 맡겼고, 대통령 보고이다 보니까 시간도 부족해서 아침까지 밤샘작업을 많이 했다”면서 “과다하게 돈을 지급한 것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특히 미래부뿐 아니라 기획재정부 등 다른 부처들도 이와 비슷하게 업무 보고서를 만들고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매년 대통령 업무보고서를 만드는 데 들어가는 디자인 비용은 억대를 넘어설 것으로 추정된다.

비용을 떠나 정부부처의 고유 업무인 대통령 업무보고 때마다 외부업체에 큰 비용을 지급하면서 용역을 맡기는 것이 적절한지도 의문이다. 불요불급한 예산을 줄이는 등 세출 구조조정으로 예산낭비를 막겠다는 박근혜정부의 정책과도 정면 배치되는 행위다.

자칫 정부의 대외비 문건이 밖으로 새 나갈 우려도 있다.

국회 관계자는 “정부가 예산을 짤 때부터 과목별로 세부사항을 전부다 적시하지 않는 데다 규모가 작은 예산은 국회의 결산심사 때에도 꼼꼼하게 들여다보지 못하고 넘어가는 경우가 많아 예산 사각지대가 많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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