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형근의 거리와 사연들] 드디어 공사 재개? 여의도 '파크원', 4년간 흉물된 사연은…

입력 2014-08-11 1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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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한복판에는 흉물처럼 방치된 공사장이 있다.(사진=송형근 인턴기자)

'한국의 맨해튼' '한국 정치의 중심'

서울 여의도에 붙는 수식어는 대단하죠. 그만큼 여의도는 한국의 현대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곳입니다. 한국 최초의 비행장이 있던 덕에 윤복희의 미니스커트가 처음 발 디딘 곳도 여의도지요.

21세기가 된 지금은 더할 나위 없습니다. 국회의사당, 한국거래소 등을 필두로 각종 금융사와 증권사, 대기업의 본사까지 있는 서울의 정치·경제의 중심이 됐죠.

이처럼 금싸라기 땅 같은 여의도에도 흉물스럽게 방치된 곳이 있습니다.

그 주인공은 MBC 문화방송 구 사옥 바로 건너편에 자리 잡고 있는 '파크원'입니다. 공사장 주변은 5m 높이의 펜스가 수백m에 걸쳐 방치돼 있습니다. 짓다가 만 건물은 흉물 그 자체로 여의도의 미관을 해치고 있습니다.

여의도 '파크원'은 4만 6465㎡ 부지에 지상 69층과 53층짜리 오피스 건물 2개 동, 지상 6층짜리 쇼핑몰 1개 동, 30층 국제비즈니스 호텔 1개 동이 들어설 목적으로 2007년 6월 착공에 들어간 복합오피스 겸 문화센터입니다. 전체 공사비만 약 2조 3000억 원에 달하는 거대 프로젝트죠.

▲2010년 8월, 공사가 중단된 이후 여의도 '파크원'은 흉물스럽게 방치돼있다.(사진=송형근 인턴기자)

하지만 지난 2010년 10월을 기점으로 공사는 중단되고 2014년 8월 현재까지 공사장에는 먼지만 휘날리고 있습니다. 도대체 무슨 사연 때문일까요?

간단히 요약해보자면, 부지 소유자인 통일재단과 시행사인 와이이십이 디벨로프먼트(Y22) 간의 법정 분쟁 탓입니다.

1970년대부터 '파크원' 부지를 소유하고 있던 통일재단은 이곳에 대형 복합단지 및 통일교 세계센터를 건립할 목적으로 공사를 계획합니다. 그리고 2005년 5월 개발사업 시행사인 Y22 측에 재단이 보유한 땅을 99년간 빌려 주기로 하고 건설 계약을 맺고 2007년 첫 삽을 뜹니다.

문제는 2010년 6월 불거집니다. 공사 진행 3년째인 당시 빌딩 공정률은 50%에 미쳤어야 했으나 25%도 미치지 못한 상황이 온 겁니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시행사인 Y22가 자금난에 허덕였기 때문입니다. 결국, 시행사는 사업비 조달을 위해 53층과 69층짜리 오피스 빌딩 2개 동을 미래에셋맵스자산운용과 맥쿼리증권에 각각 매각하기로 한 겁니다.

이에 토지 소유주인 통일재단 측은 애초 Y22가 무단으로 건물을 매각한다며 노발대발, '시행사의 월권행위다'며 문제를 제기합니다. Y22와 맺은 계약상에는 99년 후 통일재단으로 건물 소유가 돌아오기 때문에, 매각한 두 동의 건물에 소유권 문제가 발생한다는 것이죠.

결국, 양측의 분쟁은 법원까지 이어집니다. Y22 입장에서는 일부 건물의 매각이 계약서상 하자가 없다는 것이 주 골자였고, 통일재단은 시행사의 월권이자 횡포라고 하는 겁니다. 그 결과, 2011년과 2012년 1, 2심 재판과 지난달 초 판결 난 상고심까지 양측은 근 4년에 걸친 소송전을 벌이게 되며 이같이 방치된 것이지요.

지난달 초 대법원은 통일재단의 패소를 선언합니다. 사실 1, 2심도 통일재단 측의 문제 제기가 적법하지 않다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이제 시행사인 Y22는 새로이 프로젝트 파이낸싱을 모아 건설에 박차를 가한다는군요.

어떻게 보면 참 다행입니다. 서울의 중심 한복판에 흉물로 자리 잡은 파크원이 이제 새롭게 활기를 불어넣어 줄 수 있으니 말이죠. 4년간의 소모적인 논쟁이 이제라도 일단락돼 다행입니다. 수년 내 여의도의 새 '랜드마크'가 생길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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