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진상조사만 되뇌는 장관님

입력 2014-08-05 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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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혜은 사회경제부 기자

▲[유혜은]
병영에서 연일 충격적인 사건이 터져 나오고 있다. 22사단 총기난사 사건으로 세상이 들썩거린 지 약 한 달 만에 윤 일병 폭행 사망 사건이 보도됐다. 이제는 얼마나 더 끔찍한 사건이 일어날지 자못 흥미진진할 지경이다.

시간이 지나면서 밝혀지는 윤 일병에 대한 가혹행위의 내용은 차마 입에 담기도 어려운 수준이다. 지난해 12월 입대한 윤 일병은 경기 연천 28사단에 배치된 지난 3월 3일부터 숨진 4월 6일까지 5명의 선임병사에게서 욕설과 인격모독, 폭행 세례를 흠뻑 받았다. 가래침을 뱉은 뒤 개처럼 그 침을 핥게 했다는 수사기록을 보면서 인간의 잔인함에 몸서리가 쳐진다.

시간이 갈수록 커지는 파장에 국방부는 가해자들을 살인죄로 처벌할 수 있는지 검토하겠다고 나섰다. 한민구 장관은 대국민 사과를 하고 28사단장을 보직해임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군은 이 사건을 4개월 동안이나 감추고 있었다. 애초 육군은 사건 다음 날 윤 일병이 음식을 먹다가 선임병에게 가슴을 맞아 사망했다고 단순 사건처럼 발표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출석한 한 장관은 “이번 사건을 보고를 받고 안 게 아니라 언론보도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구체적으로 인지했다”고 털어놨다. 군 내부의 사건 은폐 및 부실보고 의혹이 더욱 커질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군대 내 사망자는 조금씩 줄어들고 있지만 행태는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윤 일병 사건이 단적인 예다. 병영문화 개선 대책이 꾸준히 나오고 있지만 과연 얼마나 효과를 거두고 있는지 의문이다.

목숨을 잃은 사람은 돌아올 수 없다. 그러나 책임져야 할 사람들은 앵무새처럼 “철저한 진상조사를 하겠다”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다. 군대 내 가혹행위 관련 사건이 일어날 때마다 진상조사는 이어졌지만 아까운 젊은 목숨은 계속 사라지고 있다. 자식을 잃은 어머니는 대체 누구에게 애끊는 마음을 호소해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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