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멈춰버린 기적 새로 쓰자] 3低 악재에 금융권 위기 탈출 ‘공염불’

입력 2014-07-24 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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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이후 금융권 순이익 반토막 … 인건비 등 판매 관리비는 도리어 증가

국내 금융산업이 저금리·저성장·저수익의 3저(低) 늪에 빠져 있다. 저금리 기조가 장기화되면서 시중자금의 부동화 현상이 심화되고 있고, 내수침체 장기화로 대출 수요도 감소하고 있다. 증시, 부동산 시장 등도 얼어 붙어 있어 금융회사들이 자산 운용처를 찾지 못해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금융시장이 활력을 잃고 있는 것이다. 이는 금융권 수익 감소로 이어지고 있다.

이같은 3저(低) 현상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여 금융권이 인력 구조조정을 추진하는 등 감량 경영이 대세를 이루고 있다.

◇금융권 수익기반 흔들… 위기탈출 공염불 = 국내 금융산업은 지난 2011년 이후 저금리·저성장의 영향으로 순이익이 급감했다. 반면 인건비 등 판매관리비는 도리어 증가하는 등 고질적인 경영 비효율성은 악화되고 있다.

지난해 전체 금융회사 2647개 중 15%에 해당하는 390개사가 적자를 기록했다. 업종별로 보면 87개의 저축은행 중 47%가 적자를 기록했으며, 증권사 45%, 자산운용사 33%, 손해보험사 32%, 생명보험사 20%, 상호금융기관 12%, 은행 11% 등의 순으로 높았다.

금융권 당기순이익 규모는 글로벌 경제위기 이후 다소 회복되는 듯했으나 2011년 이후 급격하게 감소했다. 은행은 2011년 11조8000억원에서 지난해 3조9000억원으로 급감했고, 보험사도 5조8000억원에서 3조6000억원으로 줄었다.

금융권은 순이익 급감에도 인건비 등 판매관리비는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금융회사의 효율성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는 이유다. 국내 은행의 판매관리비는 2009년 17조6000억원에서 2013년 20조3000억원으로 증가했다.

4대 금융지주 실적 부진은 지난해에 이어 올 1분기에도 이어졌다. 하나금융지주는 1분기 순이익이 2078억원으로 2013년 1분기(3117억원)에 비해 33.3% 감소하는 어닝 쇼크를 기록했다. KB금융지주는 올 1분기 3735억원의 순이익을 기록, 전년 동기 대비 9.2% 감소했다.

지난해 금융지주 당기순이익 규모는 4조4950억원으로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10년 5조1157억원과 비교해 12.1%(6200억원) 감소했다. 특히 8조8000억원에 달한 2011년과 비교하면 2년 만에 반토막이 났다.

◇실적 악화 구조조정 칼날… 겹악재에 둘러싸인 금융산업 = 최근 3년간 금융권 직원 1명 연봉은 700만원 이상 늘었다. 반면 이들이 벌어들인 돈은 1200만원가량 줄었다. 지난해 시중은행들의 1인당 생산성은 2012년과 비교해 절반 이상 떨어졌다. 직원수는 거의 변동이 없는 가운데 저금리·저성장 장기화로 당기순이익이 반토막 났기 때문이다.

지난 2010년 금융·보험산업의 1인당 노동비용은 월 평균 713만8000원, 연간 8566만원에 달했다. 2012년 월 756만5000원(연 9078만1000원)으로 3.9% 늘었다. 금융 노사가 합의한 임금 인상률 2.8%를 적용하면 지난해 금융권 종사자 1인당 노동비용은 9300만원을 넘은 것으로 추산된다. 3년 새 770만원가량 늘어난 것이다. 금융권 곳곳에서 인력 구조조정을 둘러싼 노사간 대립이 벌어지고 있는 이유다.

하반기 금융산업 수익 전망도 어둡다. 은행에 편중된 포트폴리오 탓에 금융지주의 순이익은 은행의 성과에 좌우되고 있다. 저금리 기조 장기화와 순이익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순이자마진(NIM)의 감소 등으로 은행 부문 수익 개선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올 1분기 NIM은 1.8%로 2009년 2분기 1.72%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올 1분기 자기자본이익률(ROE)은 3.58%로 지난 2007년(15%)의 20% 남짓 수준으로 위축됐다. 100억원을 투자해 봤자 고작 3억5800만원 수익을 낸다는 의미다.

최근 금융당국이 금융규제 완화에 나서고 있는 것이 그나마 기대를 하게 한다. 그러나 금리나 수수료·보험료 등 가격에 대한 금융당국의 입장은 여전히 완강하다. 규제 완화 효과가 크지 않을 것이라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무엇보다 고정금리 대출 규제 때문에 영업환경이 위축되고 있고 하반기 기준금리 인하가 예고되면서 NIM 개선도 어려울 전망이다. 여기에 대기업 구조조정 여파가 고스란히 금융권에 전이되고 있다. 동부제철의 은행권 익스포저(위험 노출액)만 2조6000억원에 달한다. 충당금으로 5000억원가량이 필요하다. 산업은행이 2000억원으로 가장 크고 다른 은행도 수백억원 수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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