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하락을 방어하기 위해 가장 시급히 개선해야 할 규제로 대기업은 ‘출총제 등 기업지배구조 관련 규제’를, 중소기업은 ‘노동 관련 규제’를 꼽았다.
대한상공회의소가 15일 국내기업 200개사(대기업 100개, 중소기업 100개)를 대상으로 ‘경기하락 방어를 위한 규제개선과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경기하락 방어를 위해 시급히 개선해야 할 규제로 대기업은 ‘출자총액제한제도 등 기업지배구조 관련 규제’(35.0%)를 가장 많이 꼽았고 ‘건설·부동산 규제’(27.0%), ‘노동 관련 규제’(14.0%), ‘진입 규제’(7.0%) 등이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중소기업은 ‘노동관련 규제’(39.0%)가 가장 시급하다고 응답했고 ‘건설·부동산 규제’(17.0%), ‘수도권 규제’(12.0%), ‘서비스 규제’(11.0%) 등이 그 뒤를 이었다.
또 대한상의가 각 부문별 가장 시급한 규제개선과제를 조사한 결과, 공장설립과 관련, 대기업은 토지용도변경 등 ‘지자체 규제’(45.0%), ‘수도권 규제’(31.0%) 순으로 응답했고, 중소기업도 동일한 순서였다.
실제로 설비증설이 필요한 수도권 소재 의약품 제조업체 A社는 “지난 1986년 연300억 매출액에서 현재 10배이상 매출이 증가해 공장 및 설비증설이 불가피한 상황”이라며 “그러나 해당 지자체가 현 공장부지를 2003년 관리지역에서 자연녹지지역으로 용도 변경함에 따라 건폐율이 40%에서 20%로 낮아졌고 1만㎡이상 개발행위가 제한돼 공장을 다른 곳으로 이전해야 할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대기업 규제와 관련, 대기업들은 ‘출자총액제한제도’(70.0%), ‘금융계열사 의결권 제한’(17.0%), ‘부당내부거래 규제’(9.0%) 등의 개선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았다.
건설·부동산 규제에서는 대기업과 중소기업 모두 부동산 보유세 강화, 재개발·재건축 규제, 기반시설부담금 순인 것으로 파악됐다.
노동 규제와 관련, 대기업은 ‘비정규직 근로자 고용규제’(58.0%), ‘의무고용제도’(13.0%), ‘파견근로자 대상 업종제한’(12.0%) 순으로 응답했고, 중소기업은 ‘비정규직 근로자 고용규제’(38.0%), ‘정규직 해고요건’(23.0%), ‘의무고용제도’(20.0%) 순으로 응답했다.
환경 규제의 경우 대기업과 중소기업 모두 환경영향평가, 폐기물부담금, 수도권 대기총량제 순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조사대상 기업 중 대기업의 28%가 최근 정부규제로 인해 ‘투자계획을 철회하거나 보류한 적이 있다’(철회 : 9.0%, 보류 : 19.0%)고 밝혀 규제가 기업투자에 걸림돌이 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중소기업의 응답비중은 10%(철회 : 2.0%, 보류 : 8.0%)로 대기업보다 다소 낮았다.
아울러 응답 기업의 대다수(94.5%)가 정부의 기업규제가 경기에 영향을 준다고 밝혀 경기 활성화를 위해 정부의 규제완화가 매우 필요한 것으로 인식하고 있었다.<‘어느 정도 영향을 준다’(66.5%), ‘매우 큰 영향을 준다’(28.0%), ‘영향 없다’(5.5%)>
또 응답 기업들은 정부의 규제개혁이 적절히 이루어진다면 ‘신규사업 진출’(61.4%), ‘신규설비 확충’(15.3%), ‘고용 증대’(14.7%), ‘신제품 및 신기술 개발’(8.6%) 등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응답 대기업의 67.4%와 중소기업의 54.1%가 ‘신규사업에 진출’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반기 경기예상’을 묻는 질문에는 ‘상반기보다 나빠질 것이다’라고 응답한 비중이 55.5%로 ‘좋아질 것이다’의 응답비중 8.0%보다 훨씬 높아 하반기 경기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지배적이었다. ‘상반기와 비슷할 것’이라는 응답은 36.5%로 나타났다.
대한상의 관계자는 “경기하락을 방어하기 위해서는 기업투자 활성화를 통해 일자리를 창출하는 것이 급선무이다”며 “이를 위해 정부는 기업이 실질적으로 원하는 규제를 개선함으로써 기업들의 신규사업 진출과 신규설비 확충을 지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