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부, 개척의 세대 넘어 2세 체제 안착 시도

입력 2006-08-14 09:29 수정 2006-09-05 0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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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강·건설·금융·IT 주력…김준기 회장 아들 남호씨 일찌감치 핵심사 지분 고루 확보

동부그룹이 본격적인 2세 체제에 돌입하기 위한 ‘터닦기’에 나서고 있다. 최근 동부제강에 대한 지배주주 지분이 지속적으로 확대되는 범상치 않은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매수 주체는 바로 동부그룹 창업주 김준기(60) 회장의 아들 남호(31)씨다. 지난 2003년 9월 보유주식 173만주에서 변동이 없던 남호씨가 지난 6월27일부터 지난 4일까지 1.0%(27만주)를 장내에서 사들였다.

특히 남호씨는 현재 동부제강 지배주주인 동부정밀화학 및 특수관계인 8명 중에서 지분 확대를 꾀하는 유일한 주체이기도 하다. 이를 통해 남호씨는 동부제강 지분을 7.34%로 확대, 동부화재(6.4%)를 제치고 동부정밀화학(14.7%), 동부건설(10.2%)에 이어 동부제강의 지배주주(보통주 50.1%, 1367만주) 중 3대주주에 올라섰다.

동부제강에 대한 남호씨의 지분 확대는 김준기 회장에 이어 동부그룹 차세대 지배 기반을 한층 단단히 다져놓는 효과가 있다. 동부제강이 동부그룹 지배구조를 떠받치는 핵심 계열사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현재 미국 뉴욕에서 MBA 과정을 밟고 있는 남호씨가 동부그룹 경영 일선에 포진하는 시기가 임박한 게 아니냐는 관측까지 대두되며 재계의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 총자산 8조7000억원…21개 계열사 거느린 재계 13위

동부그룹은 철강·건설·금융·정보기술(IT)을 4대 주력업종으로 지난 4월말 기준으로 총자산 8조7000억원, 순자산 3조3600억원에 이르는 재계 13위(공기업 및 민영화된 공기업 제외)의 그룹이다.

동부제강, 동부건설, 동부화재, 동부일렉트로닉스 등 4대 주력기업을 비롯해 동부한농, 동부정밀화학, 동부, 동부생명, 동부증권, 동부상호저축은행, 동부캐피탈, 동부정보기술 등 8월1일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 기준으로 21개(상장 8, 비상장 13개사)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다. 이들 계열사들이 지난해 거둔 매출 규모는 10조490억원에 이른다.

대우증권에 따르면 동부그룹의 계열사간 지배구조는 동부제강, 동부건설, 동부화재를 중심으로 순환출자구조를 띠고 있다. 이들 3개 계열사가 다른 계열사들을 거느리며 그룹의 지배 기반을 떠받치는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는 의미다.

◆ 동부제강-동부한농-동부정밀 순환구도 한 축 형성

이 가운데서도 특히 동부제강은 출자 계열사수 면에서는 동부건설에 뒤지지만 동부제강-동부한농화학-동부정밀화학으로 이어지는 순환구도를 통해 그룹 계열사 지배의 핵심축 노릇을 하고 있다.

동부제강은 동부한농화학의 최대주주로서 지분 46.8%(이하 보통주 기준)를 보유한 것을 비롯, 동부 42.9%, 동부월드 23.3%, 동부증권 10.1%, 동부생명 19.8%, 동부캐피탈 19.3% 등 7개 계열사들의 지분을 갖고 있다.

이어 동부한농화학은 동부정밀화학 21.6%를 보유한 최대주주이고 동부파인셀 61.6%, 동부 49.7%, 동부월드 23.3%, 동부상호저축은행 22.0%, 동부화재 4.8%, 동부캐피탈 15.8%, 동부일렉트로닉스 3.1% 등 8개 계열사 지분을 소유하고 있다.

이 같은 구도에서 동부정밀화학은 동부건설 6.9%, 동부일렉트로닉스 1.1% 외에 동부제강의 최대주주로서 14.7%의 지분을 갖고 있는 것이다.

◆ 금융지주사 동부화재-최다 출자사 동부건설 순환구도

다음으로 동부그룹 계열사간 지배구조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게 동부화재-동부건설로 이어지는 구조다.

동부건설은 동부제강 10.2%, 동부한농 20.3%를 포함, 동부일렉트로닉스의 최대주주로서 16.6%, 동부엔지니어링 100%, 부산항중앙부두운영 50%, 동부부산컨테이너터미널 65%, 동부 7.4%, 동부월드 23.3%, 공주환경 41%, 동부인천항만 100% 등 10개 계열사의 지분을 소유하고 있다.

그룹내 출자 계열사수로만 놓고 보면 단연 압도적인 동부건설의 최대주주가 지분 13.7%를 보유한 동부화재다. 동부화재는 동부건설 외에도 동부생명 31.3%, 동부증권 11.3%, 동부자동차보험손해사정 100% 등 그룹 금융계열사들의 지분을 소유하며 사실상 그룹내 금융지주회사 역할을 하면서 동부제강 6.4%, 동부월드 2.0%, 동부일렉트로닉스 2.8% 등의 지분도 갖고 있다.

◆김준기 회장·남호씨 父子, 주력업종·지배구조 핵심 계열사 지분 고루 확보

▲동부제강-동부한농-동부정밀 ▲동부화재-동부건설을 그룹의 2대 중심축으로 삼으면서 김준기 동부그룹 회장과 장남 남호씨 등 김 회장 일가가 그룹 지배구조를 떠받치는 핵심계열사들의 지분을 골고루 소유하며 그룹을 지배하고 있다.

김준기 회장은 동부제강 5.8%를 비롯해 동부한농 5.5%, 동부정밀 14.0%, 동부건설 13.7%, 동부화재 12.1%, 동부증권 6.2%, 동부일렉트로닉스 3.9% 등의 지분을 소유하고 있다. 동부정보기술의 경우에는 36.2%를 보유한 최대주주로 있다.

특히 남호씨도 동부정밀과 동부화재의 최대주주로서 각각 21.1%, 14.1%를 보유하면서 동부제강 7.34%, 동부한농 1.4%, 동부건설 4.0%, 동부증권 6.8%, 동부정보기술 5.7%, 동부일렉트로닉스 2.8% 등을 갖고 있다.

◆ 남호씨 경영일선 포진 ‘초읽기’

이 같은 지분구조로 인해 재계에서 남호씨가 재계 13위 동부그룹의 대권을 승계할 것이라는 데 의구심을 갖는 사람은 거의 없다. 그만큼 남호씨에 대한 김준기 회장의 경영권 승계 작업은 일찌감치 시작됐다.

동부그룹 창업주 김준기 회장은 삼양사 창업주인 김연수 집안의 김정희 여사와 결혼해 슬하에 1남 1녀를 두었는 데 김 회장의 승계자가 아들인 남호 씨로 일찌감치 정해졌다는 게 재계의 설명이다.

김회장은 90년대 중반부터 2004년에 이르기까지 남호 씨에게 꾸준히 지분을 넘겼고 그 결과 남호씨가 현재 동부정밀과 동부화재의 최대주주로 있는 등 그룹 주력업종 및 지배구조 핵심 계열사들의 지분을 골고루 확보해 놓은 것이 이를 뒷받침한다.

장녀인 주원(33) 씨는 동부화재, 동부정밀화학, 동부제강 등에 대한 지분을 일부 갖고 있으나 경영 참여 가능성은 거의 없다는 것이 일반적 관측이다.

남호씨는 경기고를 졸업한 뒤 미국 웨스트민스터대학에서 경영학을 전공하고 귀국해 군복무를 마친뒤 지난 2002년부터 외국계 경영 컨설팅 그룹인 AT커니 한국지사에서 근무하다 현재는 미국 뉴욕에서 MBA과정을 밟고 있다.

동부그룹은 김준기 동부그룹 회장의 후계 승계를 위해 이제는 남호씨가 경영 일선에 포진하는 시기를 놓고 ‘초읽기’에 들어간 듯한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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