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 반복되는 경제성장률 놀음

입력 2014-07-17 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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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충현 정치경제부 기자

최경환 신임 경제부총리는 여러 면에서 현오석 전 부총리와 판이하다. 하지만 두 사람의 취임을 전후해 한 가지 모습만은 같다. 부총리 취임과 함께 정부의 경제성장률 전망치가 내려가는 패턴이다. 최 부총리는 조만간 발표하게 될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에서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끌어내리겠다고 예고했다. 지난해 현 전 부총리가 새 경제정책방향을 발표하며 연간성장률 전망치를 3.0%에서 2.3%로 대폭 낮췄던 것과 장면이 겹친다.

보통 정부의 전망치는 민간연구기관의 수치를 웃돌지만 신기하게도 경제수장 교체시에만 민간기관보다 아래로 내려간다. 지난해 정부의 2.3% 전망은 국내·외의 모든 기관의 전망을 통틀어 가장 낮았다. 조만간 발표될 올해 전망치는 기존의 4.1%(신지수 기준)에서 0.4~0.6%포인트가량 낮은 3.5~3.7% 선이 유력해지고 있다. 이 수치가 맞다면 한국은행과 KDI(한국개발연구원) 등 다른 기관에 비해 정부의 하향폭이 가장 크다.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경제여건 변화에 따라 얼마든지 바꿀 수도 있다. 하지만 새 경제수장이 올 때마다 정부의 전망이 춤을 추는 모습은 매우 공교롭다. 정책의 추진력을 확보하기 위해 경제위기 분위기를 조장한다는 의구심이 자연스럽게 제기된다. 지난해 현 전 부총리는 취임과 함께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해 적자국채를 대규모로 발행했다. 최 부총리도 부동산담보 대출규제 완화와 같은 굵직한 추진과제를 안고 있다.

최근 분석을 보면 정부의 성장률 전망은 국제기구·국책연구기관·민간연구소를 통틀어 오차가 가장 크다고 한다. 가장 방대한 자료와 정밀한 모델을 갖고도 ‘가장 못믿을 정보’를 만들었다는 얘기다. 어떤 예측이든 의도가 반영되면 필연적으로 객관성이 떨어진다. 정부의 전망이 헛발질을 거듭한 것도 달리 해석의 여지가 없다. 최 부총리는 정책의 신뢰성 회복을 최우선 과제 중 하나로 공언했다. 그렇다면 적어도 발표를 앞둔 전망치만큼은 ‘믿을 만한 정보’가 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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