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건설현장 취업을 빌미로 900여 명의 돈을 가로챈 40대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강남경찰서는 사기 등 혐의로 김모(42)씨를 구속했다고 14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김씨는 지난 4월 1일부터 24일까지 이라크 건설현장 파견을 위한 건강검진비 명목으로 피해자 936명으로부터 1인당 4만7000원씩 모두 4400만원을 받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김씨는 서울 강남구 역삼동과 경기도 성남, 부산 등 3곳에 사무실을 차려놓고 국내 모 인력전문업체의 중동지역 인력지원 담당실장을 사칭한 것으로 드러났다.
김씨는 인터넷 구인사이트 등에 '이라크 건설근로자 대모집(월 475만원∼775만원)'이란 글을 올려 피해자를 유인했다. 그는 사무실 칠판에 이라크 건설현장이라며 현지 전화번호를 적어놓는 치밀함을 보였다. 피해자들은 이 번호로 전화를 건 후 아랍어로 나오는 음성 메시지를 듣고 안심했지만 이 메시지는 '존재하지 않는 번호'란 내용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지방건설현장 일용직 근로자인 피해자 대다수는 건강검진비뿐 아니라 일당과 교통비 등 추가 피해를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