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로에 선 한국경제] 전 업종 실적 ‘마이너스’, 더딘 경기회복 신음하는 산업계

입력 2014-07-14 1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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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 업종 2분기 영업이익 전년비 감소, 환율 영향 커

‘축배는 언제쯤 들 수 있을까?’ 지난해 말 재계는 올 2분기 끝무렵에는 경기 회복의 과실을 맛 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예상은 빗나갔다. 세계 경기 회복은 더뎠고 지역별 편차는 컸다. 여기에 원화 강세가 겹쳐 수출이 주력인 주요 상장사들의 실적은 곤두박질 치고 있다.

올 2분기 실적 중 가장 먼저 ‘어닝쇼크’ 수준으로 평가된 곳은 삼성전자다. 삼성전자는 이달 8일 올 2분기 잠정 실적을 집계한 결과 매출액 52조원, 영업이익 7조2000억원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전년 동기보다 24.5%, 15.2% 감소했다.

특히 삼성전자의 2분기 영업이익은 업계의 전망 평균치보다 1조원이나 낮았다. 불황에도 견실한 성장세를 보여주던 삼성전자가 불황의 된서리를 맞은 것이다. 원인은 스마트폰 성장 둔화에 있다. 이는 지난 3월 출시된 갤럭시S5의 판매 부진으로 이어져 실적에 악영향을 미쳤다.

현대자동차의 2분기 실적도 어닝쇼크일 것으로 증권가는 내다보고 있다. 증권사들의 현대차 2분기 실적 추정치는 매출액 23조4000억원, 영업이익 2조1000억원이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은 0.9% 늘지만 영업이익은 12.7% 감소한 수치다.

현대차의 실적은 원화 강세 때문이다. 현대차는 올해 2분기 국내생산 수출 31만4639대, 해외생산 판매 76만8525대 등 모두 108만3164대를 해외에 팔았다. 부문별로는 국내생산 수출 3.8%, 해외생산 판매 3.3%, 총계 3.4% 각각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늘었다.

현대차의 해외판매 규모는 늘었지만 원화 강세가 발목을 잡았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2분기 달러화에 대한 원화의 평균 기준환율은 1122.15원이었으나 올해 2분기에는 1030.38원으로 1년 만에 8.2% 절상됐다. 현대차의 해외 판매가 늘지만 원화 강세로 더 팔고 덜 버는 구조가 된 셈이다.

현대차의 해외 판매 비중은 지난해 상반기 86.1%에서 올해 상반기에는 86.4%로 0.3%포인트 늘었다. 그만큼 해외 판매를 원화로 환산할 때의 환율 민감도는 커졌다.

강상민 이트레이드증권 애널리스트는 “현대차그룹은 물량 측면에서 성장한계에 대한 고민이 해결되지 못하고 환율 하락으로 가격 변수도 불리하게 전개되고 있다”며 “반면 독일, 미국, 일본, 유럽 등의 자동차산업은 양호하다”고 말했다.

포스코의 2분기 실적 전망도 어둡다. 포스코의 2분기 실적 전망치는 매출액 15조9500억원, 영업이익 8100억원이다. 매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3% 늘지만 영업이익은 10.0% 줄어드는 것으로 관측됐다. 포스코는 업황의 장기불황이 나아지지 않으면서 실적이 개선되지 않고 있다. 포스코는 2012년 3분기 1조20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한 이후 1년 6개월 동안 1조 클럽을 달성하지 못하고 있다.

현대제철의 2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70%가량 늘어날 전망이다. 그러나 이는 지난해 말 현대하이스코의 냉연부문을 합병해 덩치가 커진 것이 원인이다. 이 때문에 증권가에서는 사업성이 좋아진 것으로 보기에는 무리가 있는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정유·화학업계도 원화 강세가 실적 악화로 이어질 전망이다. 정유사는 원·달러 환율이 내리면 원료 수입의 부담을 던다. 하지만 수입한 원료를 재가공해 60~70% 가량을 수출하기 때문에 원화 강세를 마냥 반길 수 만은 없다.

정유사의 원유 도입과 제품 판매는 한 달 간의 격차가 있다. 이 때문에 매출은 당월 환율을 적용받지만 원가는 전월 환율이 기준이 된다. 원·달러 환율이 지속적으로 떨어지면 원유 도입가가 제품 판매가격을 웃돌 수 있는 구조인 셈이다.

정유업계는 환위험성을 줄이기 위해 다양한 파생상품을 이용하고 있지만 지금 같은 원화 강세에서는 큰 효과가 없을 것이란 게 대체적인 평가다. 증권가는 SK이노베이션, 에쓰오일의 2분기 영업이익이 각각 전년 동기 대비 60.0%, 55.6% 줄어들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김형욱 HMC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에쓰오일의 정유 부문은 이라크 사태로 고유가가 지속되면 석유소비가 위축되면서 정제마진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정제마진의 회복이 어렵고 윤활기유 마진도 3분기에 들어오는 신규설비 영향으로 올해 추가 개선이 힘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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