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글로벌 전략 현주소] 국내 금융시장에 도전장 내민 중국·일본계 은행

입력 2014-07-02 11:02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中, 위안화 한국서 조달 본국기업 대출… 日, 금리 싼 엔화 들여와 기업에 빌려줘

국내 금융시장에서 일본·중국계 은행들이 급부상하고 있다. 미국·유럽계 은행이 부진한 사이 이들 은행은 쏠쏠한 수익을 거두며 덩치를 키우고 있다.

현재 한국에 진출한 일본계 은행은 미쓰이스미토모은행, 미즈호코퍼레이트은행, 미쓰비시도쿄UFJ은행, 야마구찌은행 등 4곳, 중국계 은행은 중국은행, 중국공상은행, 중국건설은행, 교통은행, 중국농업은행 등 5곳이다.

이들 은행은 2013년 말 기준 6180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뒀다. 같은 기간 미국·유럽계 22곳이 벌어들인 3848억원을 약 62% 넘어선 것이다. 지난 2010년만 해도 미국·유럽계 은행의 당기순이익은 9067억원으로 일본·중국계가 거둔 5188억원을 크게 앞섰다. 그러나 당기순이익은 2012년 처음으로 역전됐고 작년엔 격차가 더 벌어졌다.

더군다나 일본·중국계 지점 9곳의 총자산 규모는 64조원으로 미국·유럽계 은행 총자산(117조원)의 54%에 불과하지만 이익은 더 많이 냈다.

일본·중국계 은행 약진의 배경엔 한국을 각각 영업과 자금조달 창구로 이용한다는 특징이 있다.

일본계 은행들은 금리가 싼 엔화를 들여와 국내 기업들에게 대출해 주고 있다. 아베 내각의 경기부양책으로 엔화 유동성이 풍부해지자 저리에 엔화를 들여와 국내 기업들에 시중은행보다 1~2%p 싼 금리로 신용대출해 주며 수익을 올리는 것이다.

미쓰비시도쿄UFJ은행 국내지점의 경우 국내 대기업들에 1년 만기 연 3%대 금리로 무보증대출을 해준다. 신용등급이 7등급 이하로 낮은 기업도 대출 금리가 3.7% 수준이다. 이렇게 벌어들인 미쓰비시도쿄UFJ은행의 당기순이익은 지난해 1811억원이며 순이자마진(NIM)은 2.13%로 지난 1분기 국내 시중은행의 1.8%보다 0.33%p 높다.

중국계 은행은 정반대 영업 전략으로 수익을 올리고 있다. 한국에서 싼 위안화를 조달해 본국 기업을 상대로 대출 영업을 하고 있다.

국내에서 영업 중인 중국공상·중국·교통은행 등 중국계 은행들은 전체 대출의 50~80%를 중국 본토 기업에 빌려주고 있다.

중국계 은행들은 국내 증권사에 연 3.5%가량 금리를 제공하는 위안화 예금상품을 판매하는 방식으로 자금을 조달한다. 국내 증권사들은 이를 담보로 연 3.0% 정도의 어음을 발행해 일반투자자들에게 팔아 0.5%가량의 차익을 얻는다.

한국 투자자들은 위안화 예금상품에 투자해 일반 정기예금보다 높은 수익을 얻고, 중국계 은행은 본토보다 2~3%p 낮은 금리로 위안화를 조달하는 것이다. 중국계 은행들의 위안화 예금 유치가 늘며 2011년 말 8000만달러였던 위안화 예금 규모는 지난 5월 말 기준 113억달러로 급격히 증가했다.

이들은 한국 내 자산 규모와 임직원 수 등에서도 해마다 몸집을 키우며 국내 은행에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2009년 12월 한국에 진출한 농업은행을 제외한 중국계 은행 4곳의 한국 내 임직원 수는 2008년 6월 196명에서 2013년 같은 시기 296명으로 늘었고 총자산 규모는 6조3192억원에서 18조2471억원으로 3배 가까이 불어났다. 일본계 은행 4곳의 임직원 수는 같은 기간 313명에서 525명으로, 총자산은 19조6985억원에서 38조1126억원으로 늘었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2024 여의도 서울세계불꽃축제' 숨은 명당부터 사진 찍는 법 총정리 [그래픽 스토리]
  • "원영 공주님도 들었다고?"…올가을 트렌드, '스웨이드'의 재발견 [솔드아웃]
  • 수십명이 함께 뛰는 '러닝크루', 이제는 민폐족 됐다?
  • 고려아연 공개매수 돌입…주당 83만 원에 '전량 매수'
  • 중동 불안에 떠는 원유시장...국제유가, 배럴당 200달러까지 치솟나
  • "아직은 청춘이죠"…67세 택배기사의 하루 [포토로그]
  • 단독 건전성 急악화한 금고 150곳인데…새마을금고중앙회, 30곳 연체율만 점검 [새마을금고, 더 나빠졌다下]
  • 제18호 태풍 '끄라톤' 덮친 대만…무너지고 부서진 현장 모습 [포토]
  • 오늘의 상승종목

  • 10.04 장종료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83,826,000
    • +1.76%
    • 이더리움
    • 3,266,000
    • +2.51%
    • 비트코인 캐시
    • 437,700
    • +0.81%
    • 리플
    • 721
    • +1.84%
    • 솔라나
    • 193,100
    • +4.15%
    • 에이다
    • 476
    • +1.93%
    • 이오스
    • 643
    • +1.74%
    • 트론
    • 211
    • -1.4%
    • 스텔라루멘
    • 124
    • +0.81%
    • 비트코인에스브이
    • 61,950
    • +3.68%
    • 체인링크
    • 14,940
    • +3.53%
    • 샌드박스
    • 341
    • +2.71%
* 24시간 변동률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