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브라질월드컵]홍명보 감독의 고집이 부른 브라질월드컵 실패

입력 2014-06-27 2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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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뉴시스)

벨기에전을 끝으로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의 2014 브라질월드컵 일정이 모두 마무리 됐다. 사상 첫 원정 8강을 노렸던 한국 축구는 조별라운드에서 1무 2패라는 초라한 성적을 거두며 탈락이라는 결과를 받아들었다.

4년에 한 번, 즉 월드컵 때만 축구에 열광한다는 말이 있을 정도지만 사실 국내 축구 팬들의 눈높이는 매우 높아져 있다. 86 멕시코월드컵을 통해 32년만에 월드컵 본선에 진출했을 때와는 크게 다르다. 마음만 먹으면 유럽 주요 빅리그는 물론 남미리그까지 안방에서 생방송으로 경기를 지켜볼 수 있는 시대다. 물론 유료 채널을 통해서지만 오히려 축구 대륙으로 불리는 유럽대륙에서보다 훨씬 저렴한 수신료만으로 유럽 주요리그를 거의 모두 챙겨볼 수 있다. 그만큼 축구 팬들의 눈높이는 높아진 상태다.

더 이상 축구 팬들은 한국 대표팀이 월드컵에서 패했다는 이유만으로 무조건적으로 비난하진 않는다. 적어도 납득할 만한 경기 내용을 보였다면 승패에 관계없이 박수를 치고 격려한다. 벨기에전에서 비록 패하긴 했지만 같은 패배임에도 알제리전과 달리 박수를 보낸 것이 그 예다. 선수들의 표정에서 최선을 다한 모습을 봤기 때문이다.

이번 월드컵은 그 어느 때보다 많은 아쉬움이 남는 월드컵이다. 단순히 16강에 오르지 못해서가 아니다. 벨기에전을 마친 이후 김승규 골키퍼는 아쉬움을 토로하며 "월드컵 무대는 경험을 쌓으러 나오는 무대가 아니다. 완벽한 준비로 최고의 성적을 내야 하는 대회다"라고 말하며 "다음 월드컵에 나온다면 최고의 몸상태로 나오고 싶다"고 밝혔다. 이영표 해설위원 역시 "월드컵은 경험하는 자리가 아니다"라고 전제하며 "월드컵은 증명하는 자리고 결국 증명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들의 말대로 월드컵은 단순히 젊은 선수들이 경험을 쌓기 위해 나오는 자리가 아니다. 이번 대표팀은 역대 가장 젊은 평균 26.1세였음에도 젊다는 이유만으로 부족함이 느껴지진 않았다. 선수 대부분의 면면이 이미 많은 것들을 충분히 경험한 선수들이었고 월드컵에서 나서기 충분한 기량을 갖춘 선수들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쉽게도 선수들이 그간 쌓아온 경험을 제외하고, 브라질월드컵이 열리는 시점에서 최고조의 몸상태를 가진 선수들로 선발됐는지에 대해서는 아쉬움이 분명히 남는다. 과거 대표팀에 쌓았던 공적으로 이번 대표팀에도 승선했다는 그것은 전관예우와 다르지 않다. 과거의 행적이 월드컵에서의 기량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이번 월드컵을 앞두고 당연히 가장 높게 고려되야 했을 점은 올시즌을 소속팀에서의 활약 정도다. 올시즌 이전 2~3 시즌간 최고의 활약을 보였다 해도 월드컵 이전 끝난 시즌에서 부진했다면 특별한 이유가 없는 이상 대표팀에 선발해서는 안된다. 올시즌 내내 최선을 다하며 월드컵 무대를 고대했던 다른 선수들에게도 이는 허탈감만 안길 수 있다.

이미 수준 높은 해외 축구를 거의 매일 접하며 눈높이가 높아질대로 높아져 있는 축구팬들에게 선수 구성부터 납득이 되지 않는 대표팀이라면 기대치가 낮아질 수밖에 없는 것이 당연하다. 그리고 홍명보 감독은 이제 그 책임을 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한국은 벨기에와의 3차전에서 김신욱, 김승규 등을 박주영과 정성룡 대신 기용하며 달라진 선발 명단을 들고 나왔다. 그리고 결국 홍 감독은 달라진 선수 구성으로도 충분히 경쟁력이 있음을 확인했을 것이다.

물론 1,2차전 고집스럽게 바꾸진 않았던 선발 명단과 달리 3차전에 들어서야 선발 명단을 바꾼 이유에 대해 "외부에서는 모르는 내부적인 상황이 있다"는 등의 말로 당위성을 제시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외부와 소통하지 않으면서 "내부적인 결정"이라는 말로 모든 문제를 처리하려 한다면 이는 결국 한국 축구의 발전에도 전혀 도움이 되지 않을 것임은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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